밤을 새워가며 작업한 중요한 발표 자료를 집에 두고 왔다면. 언제 어디서든 사무실에서 쓰던 업무용 프로그램으로 작업을 끊김없이 하고 싶다면. '클라우드PC'로 가능해지는 일들이다. 단순히 온라인 저장공간만 제공하는 수준이었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달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클라우드PC'의 베타(시험) 서비스를 개시했다. 클라우드PC는 온라인 공간에 이용자의 PC를 한 대 설치해두는 것과 비슷하다. 온라인의 클라우드PC에 각종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업무용 파일 등을 저장해두면 언제 어디서든 태블릿PCㆍ스마트폰ㆍ운영체제(OS)가 다른 컴퓨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래처에서 태블릿PC로 업무 파일을 불러내 회의에 활용하거나 PC방에서 클라우드PC에 접속, 사무실에서 쓰던 것과 똑같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이어서 작업할 수 있다. 집에서 쓰던 '곰플레이어'를 클라우드PC에 설치해 뒀다가 집 밖에서 그대로 쓸 수도 있다. 윈도우나 맥, iOS, 안드로이드 등 OS가 달라도 가능하다. LG CNS 관계자는 "내 PC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띄워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개인용 클라우드PC 서비스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를 모두 이용하는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족'이 늘어나면서 언제 어디서든 '내 PC 환경'을 만들어주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도 온라이브(Onlive), 니비오(Nivio) 등의 업체가 서비스를 개시했다. 구글의 경우 아예 하드디스크가 없이 클라우드 공간에서만 각종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노트북PC '크롬북'을 선보인 바 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업무 환경을 사무실 밖에서도 사무실 컴퓨터와 동일하게 유지하려는 수요 때문"이라며 "해외에서도 기업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개인ㆍ소규모 사업자들로부터의 수익도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진ㆍ문서ㆍ동영상 등을 저장해두는 웹하드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기존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다양한 제휴 애플리케이션들을 '유클라우드'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점점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유클라우드는 PDF 문서 도구, 사진편집 애플리케이션, 한컴오피스 뷰어 등과 연동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선보인 '클라우드 앱(Cloud App)' 서비스도 회사 컴퓨터에서 쓰던 프로그램을 외부 컴퓨터, 스마트폰ㆍ태블릿PC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애초에 기업용으로 출시된 서비스지만 개인 가입자도 있다"는 게 SK텔레콤 관계자의 설명이다. SK플래닛의 'T클라우드', KT의 '유클라우드',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박스' 등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