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 당시 공을 세워 미국 군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은 로돌포 에르난데스(사진)씨가 21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지난 24일 밝혔다.
향년 80세. 고인은 1951년 5월 강원 원통 지역 420고지 전투에서 월등한 전력의 적군에 맞서 전우들이 모두 철수했음에도 소총이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 저항해 소대가 고지를 다시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히스패닉계 이민자의 아들로 17세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파병됐을 때 상병이던 에르난데스씨가 소속된 소대는 미군으로는 처음으로 이 고지 전투에 투입됐다. 미국 국방부는 박격포 포탄과 중화기 총알, 수류탄 파편이 쏟아지는 속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해 철수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에르난데스씨가 홀로 소총이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 사투를 벌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1952년 4월 백악관에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았다. 이후 미국 국가보훈처에서 일하다 1980년 은퇴했다. 그는 2010년 6월 6·25전쟁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