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3년 독주 굳힌 아베 엔저폭주를 경계한다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며 안정적인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단독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의 20석까지 합쳐 135석을 확보한 아베 신조 총리는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하게 됐다. 더구나 오는 2016년 7월까지 별다른 선거가 없어 앞으로 3년간 아베 정권의 독주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일본 국민의 선택은 마땅히 존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웃 입장에서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보여준 역사퇴행적 우경화 행보와 노골적인 엔저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의 폭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웃의 고통과 우려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아베의 본색은 동북아 외교ㆍ경제에 파란을 일으켰다.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우경화 드라이브가 무엇보다 우려되지만 아베노믹스의 가속화가 초래할 엔저 후폭풍 역시 걱정스럽다.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한 아베 정부로서는 내친 김에 아베노믹스를 보다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엔저 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10엔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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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베노믹스를 대표하는 '세 개의 화살' 가운데 단번에 엔화가치를 20%가량 떨어뜨린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제외한 재정정책과 성장전략이 그다지 효험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세 번째 화살이 빗나가자 잘나가던 일본 증시가 요동을 친 적이 있다.

아베 정부가 꺼내 들 다른 화살마저 또다시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손쉽게 내놓을 수 있는 무제한 양적완화의 강도를 더 높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시기적으로 미국의 출구전략 가동과 맞물리기라도 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대 요동 칠 소지가 다분하다. 우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베노믹스가 제대로 굴러가든 아니든 거세질 후폭풍에 다각도의 대비책이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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