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비자금' 의혹 파문] 폭로 어디까지 갈까

"靑·檢·국정원도 삼성위해 움직인다" <br>金변호사 '삼성 전방위적 비자금' 실체 설명<br>이재용 전무 불법재산 축적문건은 공개 못해<br>삼성은 법적대응없이 추가폭로등 지켜보기로

김용철 변호사가 5일 서울 제기동 천주교 성당에서 삼성그룹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서강기자

['삼성 비자금' 의혹 파문] 폭로 어디까지 갈까 "향후 검찰 수사과정서 더 공개"金변호사 '삼성 전방위적 비자금' 실체 설명이재용 전무 불법 재산축적 문건은 공개 못해삼성은 법적대응 않고 추가폭로등 지켜보기로 이규진기자 sky@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김용철 변호사가 5일 서울 제기동 천주교 성당에서 삼성그룹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서강기자 관련기사 • 법조·재경부·국세청 반응 • 김변호사 내부문건 미공개 왜? • 윤순봉 부사장 기자간담회 • 삼성측 반박 • 김용철 변호사 주요 문답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는 5일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가진 2차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동안의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떡값을 받은 검사들 중에는 현직 최고위급 인사도 포함돼 있다"고 폭로하는 등 검찰ㆍ국세청ㆍ국정원ㆍ청와대 등에 뻗친 삼성의 전방위적 비자금의 실체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정됐던 것과 달리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불법 재산축적을 증명할 내부 문건이 공개되지 않는 등 구체적 물증이 없고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 외에 새로운 사실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삼성그룹은 이에 대해 "그럴 줄 알았다"며 "무책임한 의혹제기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폭로 어디까지 갈까=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직 최고위급 간부도 떡값을 받았다"고 밝히며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 등에서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이건희 회장을 위해 살아야 했고 청와대ㆍ검찰ㆍ국정원ㆍ언론 모두 삼성을 위해 움직인다"면서 "(이들의 활동이) 실시간으로 (그룹으로) 정보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검찰은 삼성이 관리한 작은 조직에 불과하고 국세청ㆍ재정경제부 등에까지 삼성의 영향력이 미쳐 있고 이를 입증할 자료도 갖고 있다"고 밝혀 삼성이 비자금을 조성해 뇌물을 제공한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이 어디까지 공개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과 관련해서는 "다른 것은 몰라도 많은 증거와 진술이 조작된 것은 확실하다"며 "현재 상고심에 계류 중이어서 말하기는 힘들지만 추후 상세하게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성 없는 폭로일 뿐"=김 변호사가 직접 나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구체적 물증을 제시하지 않자 삼성그룹은 "김 변호사의 주장에 신뢰성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번주 내로 '비자금 의혹' 파문이 가라앉을 것으로 자신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김용철 변호사 주장에 대한 삼성의 입장'이라는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적극 대응으로 선회, 삼성과 김 변호사 간 전면전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예측을 낳게 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오전11시30분께 기자실을 찾은 윤순봉 부사장은 "앞으로 자주 내려오겠다"며 "2보, 3보 계속 얘기하겠다"고 말해 김 변호사의 폭로 내용을 일일이 반박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때 긴장감 속에서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는 기자간담회를 약속했던 윤 부사장은 "새롭게 해명할 내용이 없다"며 아예 간담회를 취소해버렸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회견문 발표 뒤에 가진 일문일답에서도 김 변호사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김 변호사의 신뢰성을 의심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이고 삼성그룹의 법무팀장을 했다는 경력에 현혹되지 말고 김 변호사의 진정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은 일단 김 변호사의 추가 폭로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사태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강력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삼성그룹이 '제 발이 저려 김 변호사에 대해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시각에 개의치 않고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고위관계자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면 장기화된다"며 "해프닝으로 끝날 것을 수년 동안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김 변호사가 의혹을 입증할 근거를 제시하거나 신빙성 있는 새로운 주장을 하지 않는 한 삼성그룹은 일단은 다시 조용한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변호사가 명확한 물증을 제시하거나 검찰 고발과 같은 새로운 국면이 생기지 않는 한 삼성그룹이 앞장서서 사건을 확대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김 변호사를 대신해 이르면 6일 삼성 관련 의혹들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삼성이 어쩔 수 없이 적극적인 법적 대응 태세로 돌입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입력시간 : 2007/11/0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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