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준비는 여당에서(?)’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출마에 뜻을 둔 정치 신인들이 한나라당 정치 대학원에 몰리고 있다. ‘한나라당 꼬리표’가 달린 경력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직자를 비롯해 선거용 인맥 쌓기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20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당 청년위원회는 지난 2일부터 12주 과정으로 정치대학원을 열었다. 2002년부터 시작해 11기째다. 수강료 70만원에 해외 정당 방문 등 추가로 드는 비용은 수강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정원(100명)을 넘어 110명이나 등록했다. 여성위원회에서는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여성 정치 신인 70명을 대상으로 정치대학원과 비슷한 ‘한나라 여성파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뉴 민주당 플랜을 통해 정치 신인을 기르겠다는 청사진만 밝혀둔 민주당과는 대조적이다.
강의 내용은 ‘한국 현대사 인식과 보수의 길’ 등 ‘이론’부터 선거 연설문 작성기법과 출마의 변 훈련 같은 ‘실습’까지 다양하다. 강사로는 보수 진영의 교수나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 당 소속 의원이 나선다.
당 청년국의 한 관계자는 “정치대학원은 현역 국회 의원인 이명규ㆍ이정현ㆍ이학재 의원을 비롯, 기초 단체장과 시도의원 50~60명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변호사 등 법조인이 많으며 변리사나 세무사를 비롯해 자영업을 하면서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정치 대학원에 들어온 진짜 이유는 여당과 관련한 경력과 인맥을 쌓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많다. 전국의 유수 대학이 경영 대학원에 개설한 최고경영자 과정이 학문을 익히기보다 경력과 인맥 만들기의 장으로 활용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한 당직자는 “정치 대학원 경력은 당에서 공천할 때 가산점으로 작용되지 않는다”면서 “단지 출마할 때 홍보하기 좋고, 당직자의 눈에 들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