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여수와 모로코의 탕헤르, 폴란드의 브로츠와프가 오는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올 3~4월께 현지실사를 하고 12월에 98개 회원국이 총회를 열어 투표로 개최국을 선정하게 된다.
세계박람회는 올림픽ㆍ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내ㆍ외국인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해 1조9,836억원을 지출하며 생산ㆍ부가가치ㆍ고용 측면에서 서울 5,160억원, 부산 4,078억원, 전북 3,327억원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한다.
주최지인 전라남도에서는 생산 유발 효과 10조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5조4,000억원, 고용 창출 15만7,000여명으로 예측했다. 이 정도 규모면 지금쯤은 이미 범국민적인 유치 열기가 확산되고 있어야 당연하지 않을까.
그런데 국민 대부분은 세계박람회가 무엇인지, 한 차례 유치 실패 이후 재도전을 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과거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할 때는 물론이고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 준비와 비교해도 많은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꽃ㆍ책ㆍ도자기ㆍ패션 등 각종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우리에게 박람회라는 용어는 익숙한 말이 됐지만 일반 박람회와 세계박람회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모르고 있는 탓이다. 세계박람회의 수준과 권위, 규모, 경제의 파급 효과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부족한 것이다.
또한 ‘살아 있는 바다와 연안’이라는 여수박람회의 주제가 주는 메시지가 왜 한국에서 엑스포를 또다시 개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와 명분을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박람회 개최지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해당 국가의 훈령을 받은 외교관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당연히 외교통상부가 유치 주무부처가 돼야 하는데 해양수산부가 주무부처를 맡고 있는 모순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세계박람회 유치의 가능성이 높다.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인 ‘코리아’의 지명도를 바탕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대외 활동과 홍보 역량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유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교부의 수장을 지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유치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의 유치 열의이다. BIE 현지실사 항목에 국민의 유치 열의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정부는 물론 정계ㆍ재계ㆍ언론계,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통해 선진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