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대공습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선두주자로 꼽히던 '스파이더맨3'의 기세가 거세다. 지난 1일 개봉한 '스파이더맨3'는 각종 관객동원관련 기록을 갈아치우며 주말동안에만 67%의 관객 점유율을 기록,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는 국내 영화 중 현재 가장 인기있는 작품인 '아들'이 7%의 점유율을 보이며 최근 4개월간 부진세를 이어갔다. ◇흥행추세 '괴물' 넘어서= 개봉첫날부터 전국관객 50만2,000명을 동원하며 이제까지 개봉일 최다관객동원기록인 '괴물'의 45만 명을 크게 넘어선 '스파이더맨3'는 어린이날인 5일 하루 동안에만 82만5,000명의 관객을 끌어 모아 역시 '괴물'이 가지고 있는 하루 최다 관객 79만 3,000명의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극장의 93%가 가입돼 있는 영화관입장관통합전산망에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현재 스파이더맨의 관객점유율은 67%로 239만8,128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여기에 통합전산망에 집계되지 않은 스크린에서의 성적까지 합치면 '스파이더맨3'의 관객동원수는 250만 명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관객 동원 추세만 보면 전국 1,3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괴물'을 넘어서는 속도다. ◇관객과 극장주들의 적극호응으로 흥행 추세 이어갈 듯= 지난 4월말 공개된 '스파이더맨3'의 전체적인 평은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 당초 '특수효과와 액션의 재미는 압도적이지만 작품성과 재미를 모두 잡았던 1편과 2편에는 못 미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3'가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근 5개월간 이어져온 영화가 전체의 '블록버스터 갈증'에 힘입은 바가 크다. 최근 몇 개월간 극장가 전체에서 이렇다 할 대작영화가 없었던 상황에서 오랜만에 나온 블록버스터라는 희소성이 큰 역할을 한 것. 특히 '스파이더맨3'는 최근 불황에 시달려온 극장주들에게도 몇 달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혀온 터라 스크린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현재 스파이더맨이 상영되고 있는 스크린수는 전국 816개. 이 숫자는 1,3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괴물'의 스크린숫자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개봉당시 617개로 출발했던 스크린수는 극장들의 요청에 따라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국 1,700여개 스크린의 절반 가까운 800여개의 스크린에 '스파이더맨3'가 걸리면서 '괴물' 흥행 당시 문제가 됐던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점 논란까지도 재현되고 있다. ◇한국영화 침체 6개월 넘어갈 수도= 이에 따라 '미녀는 괴로워' 흥행 이후 지난 4개월을 이어져온 한국영화의 침체가 5월을 넘어 상반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상 '스파이더맨3'의 인기가 3주이상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5월 말에는 또 다른 할리우드 기대작인 '캐리비안의 해적3: 세상 끝으로'가 대기 중이기 때문. 여기에 '다이하드 4.0', '슈렉3',, '오션스 써틴',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판타스틱4' 등 또 다른 기대작들이 가세하면 한국영화 자체가 고사될 수도 있다. 특히 스크린쿼터의 굴레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라 자칫하면 할리우드 영화에 밀려 국내 영화가 개봉관을 잡지 못하거나 교차상영작품으로 밀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