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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복합몰, 대형마트, 홈쇼핑에 이르기까지 쇼핑 편의성과 매출 증대에만 신경쓰던 유통업체들이 지역사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웃과 함께 하는 행사를 열고 공동체 시설을 운영함으로써 소속 지역에서 나눔 실현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상생'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오는 26일 수원점에서 지역 주민 1,000여명과 함께 육아용품, 생필품 등을 직접 판매하거나 물물 교환하는 'AK베키맘 플리마켓'을 개최한다. 이번 벼룩시장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되며 AK플라자는 주민들을 위해 민속놀이, 사은품 등을 준비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지역 주민간의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필요없는 물품을 교환하면서 환경보호와 물자절약에도 기여할 수 있는 행사"라며 "10년 이상 지역의 랜드마크 백화점 역할을 해온 만큼 주민들을 위한 이벤트와 후원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 롯데몰도 27일 강서구민들을 위한 마을박람회를 연다. 김포 롯데몰 스카이파크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마을 사업자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주민들에게 마을공동체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물건과 음식을 팔고 마을 동아리 공연과 어린이 합창단, 홍대 인디밴드 공연도 열린다. 강전욱 김포 롯데몰 운영협의체장은 "김포 롯데몰 역시 지역사회 구성원"이라며 "이번 행사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골목상권 논란 이후 상생에 대한 고민을 유통업종 내 어느 업태보다도 많이 하고 있는 대형마트도 지역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주변 전통시장 및 영세 상인들과 판매 상품을 협의하는 한편 지역사회에 필요한 시설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이마트의 희망장난감도서관 사업이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지난 7월 전남 여수에 20호점을 여는 등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보육·놀이문화 공간인 희망장난감도서관을 전국에 걸쳐 100곳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은 내년부터 노후화된 지역 문화공간을 선정해 주민 밀착형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지역 문화센터 리모델링 지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CJ오쇼핑은 지난 추석 본사 사옥이 위치한 동작구 방배동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임직원과 함께 민속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갑을논란, 골목상권 문제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통 부족의 문제점을 깨달았고 가장 가까운 지역사회와 먼저 어울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