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먼파워가 경쟁력] '항공사 꽃'에서 전문인력으로 활짝

성파별없는 인사제도·기혼자 배려로 '여성의 힘' 갈수록 세져 임원배출까지<br> 조종·정비사등 남성의 영역도 속속 진출

항공업계에서 ‘여성들의 힘’은 그 어느 산업보다 크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하루가 다르게 중요성이 높아 가는 여성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유능한 여성인력을 발탁, 임원으로 승진시키는가 하면 조종사, 정비사 등의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여성의 힘이 항공기를 날린다=아시아나항공의 여성인력은 총인원 6,492명 가운데 3,266명으로 전체의 50.3%에 달한다. 올들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진 것이다. 더구나 지난 1년 동안 대졸 정규직으로 채용한 직원의 77% 이상이 여성일 만큼 회사내 여성인력의 활동영역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도 지난 69년 민항 출범 당시 1,250명에 불과했던 여성인력이 1만5,300여명으로 늘어나 전체 직원의 33%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98년 이후 지금까지 대졸 신입사원 선발에서 여성인력의 채용비율이 40%에 달하고 있어 앞으로 여성인력의 자리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인력의 비중은 질적으로도 크게 향상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객실 여승무원 임원이 탄생해 항공사에서도 여성임원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항공기 조종사는 물론 정비사, 운항관리사, 항공화물 탑재관리사 등이 매년 잇따라 배출되고 있다. 그 동안 금녀(禁女)의 벽으로 여겨졌던 자리에 여성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해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혀 여성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다. ◇차별없는 여성인력정책 돋보여=대한항공은 성차별 없는 인사제도를 운영하면서 여성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 배치하는 원칙을 세웠다. 이 회사는 특히 국제업무, 홍보, 기내식, 여객, 호텔 부문 등에서 여성들을 전문가로 활용하고 있으며, 해외단기파견 및 해외 MBA(경영학석사) 과정 교육 등을 통해 고급 관리책임자로 양성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또 전체 객실승무원 3,786명의 85%를 여성인력이 차지하는 등 전문직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결혼ㆍ출산 이후에도 전문인력으로 장기간 활동할 수 있는 여건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여승무원 가운데 기혼자는 무려 28%를 넘어서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 최초의 여성임원이 된 이택금 상무도 객실 승무원 출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능력 있는 여성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남녀 차별을 둔 호봉ㆍ직급체계를 폐지하고 능력 및 적성을 기준으로 한 신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운항승무직ㆍ정비직 등의 여성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다양한 교육기회를 남성직원과 동등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 이미 여성 부장 2명이 배출됐으며, 5년후에는 여성임원이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능한 여성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여대생들을 매년 산업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2002년 하계 프로그램에 2개월동안 40여개 대학에서 152명을 초청했으며, 지난해에는 20개 대학 129명을 대상으로 서비스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발 앞선 모성보호제도=항공업체들은 여성인력의 가장 큰 고민인 출산과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출산과 육아에 따르는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성보호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전ㆍ후 휴가를 법정기간인 90일에 30일을 추가하고, 60일인 법정소득보전기간에 15일을 늘리는 한편 상여금까지 포함시켰다. 공항 출입국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이 임신할 경우 사무실 내근으로 업무를 전환시키고 객실승무원은 임신을 인지한 시점부터 출산휴가와는 별도의 산전휴직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보육수당을 신청한 경우 월 7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생후 1년 미만의 영아가 있는 직원에 대한 육아휴직을 활성화시켜 최근 1년 동안 출산한 직원의 60%가 육아휴직을 실시하는 등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는 문화를 조성했다. 박찬법 아시아나 사장은 “여성인력 육성을 위해서는 소수가 아닌 다수 여성에게 취업기회가 제공돼야 하며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에 제한되지 않고 장기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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