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담배는 단순 기호식품 아닌 마약"

알고 끊어야 '작심삼일' 넘는다<br>중독성 감안 단숨에 금연해야 성공률 높아져<br>금단증상땐 목욕·명상·전문의 도움 받도록<br>일부 여성 '다이어트용 흡연'은 잘못된 상식

얼마 전부터 담배 값이 올라 애연가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나 심적 부담감 이면에는 큰 폭으로 인상된 담배 값과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연분위기와 맞물려 애연가들에게 금연에 도전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금년이라는 것이 매년 시도와 실패를 반복한 녹록치 않은 다짐이기에 가족들조차 ‘또 작심삼일 다짐일 텐데…’라는 의구심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무턱대고 끊으려고 하기보다는 담배의 실체와 효과적인 금연법을 알고 도전한다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을지대학병원 박종남(가정의학과ㆍ042-611-3231) 교수는 “무턱대고 담배를 끊겠다는 생각보다는 전문의 상담 후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면서 “금연을 하겠다고 다짐을 한 후 며칠가지 못해 흡연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간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기호식품이 아니라 마약이라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각종 심혈관계질환부터 신경성질환ㆍ소화기궤양ㆍ폐암ㆍ후두암 등 담배가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금연이 쉽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는 담배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중독성을 지닌 마약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코카인이나 헤로인과 같은 중독성이 있다. 박 교수는 “니코틴은 뇌에 작용해 탐닉성을 가진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많이 배출시킴으로써 기분을 좋게 한다”면서 “그 외에도 세로토닌ㆍ아세칠콜린ㆍ노에피네프린 등의 분비를 촉진시켜 잠깐동안 기억력과 작업수행능력을 호전 시키거나 불안을 감소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많은 흡연자들은 각성효과를 잊지 못해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운다. 더구나 흡연 시 니코틴은 폐를 통해 체내로 흡수, 혈관을 타고 어느 약물보다 빨리 두뇌로 전달된다. 흡연자가 담배연기를 들이마신 순간부터 니코틴은 7~9초안에 뇌에 전달되고 전달된 니코틴은 1분 내 쾌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헤로인을 주사로 맞는 것보다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흡연피해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하다. 여성은 본질적으로 체력이나 신체기능 등 모든 조건이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에 독성이나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여성이 담배를 피웠을 경우 남성보다 더 많은 손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남성과 같은 양의 담배를 피운 여성의 폐암발생 확률은 무려 2.3배나 높다. 또 비흡연 여성들과 비교할 때 흡연 여성들은 유방암 심장병 자궁경부암 골다공증 생식능력 저하에 따른 불임증 등에 3배나 많으며 폐경기를 2년 정도 앞당긴다. 미용에 있어서도 흡연은 악영향을 미친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에 의한 말초혈관 수축으로 혈액순환과 산소공급을 감소시켜 피부에 영향을 주므로 주름살이 생기고 빨리 늙는다. 일부 여성들은 흡연을 하면 살이 빠진다고 생각,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에 불과하다. 흡연을 하면 흡연자의 체내에 축적된 지방이 니코틴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비흡연자에 비해 분해가 활발하게 나타나 지방이 혈액으로 이동, 일시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체내 지방을 팔다리에서 배로 옮기는 역할을 할 뿐 장기적으로는 동맥경화나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성이 있는 복부형 비만을 초래한다. 금연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니코틴 금단 증상이다. 금단 증상이란 담배를 끊고 난 후 생기는 여러 신체-정신적 이상증상을 말하는데 기분이 가라앉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괜히 불안해지며 신경질적으로 변하는가 하면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두통 변비 설사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담배가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금연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15일전부터 금연을 준비하고 단숨에 끊는 게 좋다. 흡연량을 점점 줄여가는 방법도 있지만 성공률이 낮다. 일단 금연을 시작하면 술자리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 흡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곤욕이지만 술을 마신 후에는 흡연 욕구가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일 정도가 가장 힘들다. 흡연욕구가 강할 때, 서서히 깊게 호흡을 하거나 물을 천천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흡연욕구를 참는 보상으로 영화를 보거나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안 초조 손떨림 식은땀 등이 나는 경우 금연보조제를 이용하거나 심할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식사를 할 때는 생야채ㆍ과일ㆍ도정하지 않은 곡류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이 좋으며 식사 후 입이 심심하면 저지방 저칼로리 스낵을 먹거나 물 또는 과일주스를 마시고 껌을 씹는 것도 좋다. 그러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홍차, 음료수 등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교수는 “금단증상이 있는 동안은 되도록 무리를 하지 말고 피로감이 심하면 잠깐 잠을 자고, 긴장감이나 신경과민 증세가 있을 때는 산책 또는 뜨거운 목욕으로 풀거나 명상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