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클래식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우승컵을 향해 샷을 날린다. 하지만 에릭 컴튼(29)의 목표는 단지 걸어서 라운드를 마치는 것이다. 두번째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지 10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컴튼이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 초청을 받아 출전한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지난 2002년부터 PGA 2부 투어에서 활동해온 컴튼은 9살 때 심장 이상이 발견돼 12살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10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갔다. 죽을 고비는 넘겼지만 또 다른 심장이 필요했던 그는 지난해 5월 새로운 심장을 이식 받았다. ‘세번째 삶’을 살게 된 그에게 골프대회 우승은 가망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게는 도전 자체가 큰 의미다. 그동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을 이뤄냈다. 죽음과 싸우면서도 대학을 마쳤고 변호사 자격도 얻었으며 두번째 수술 5개월 뒤 2부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도 응시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딸 페트라가 태어났다. 그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페트라는 내 이야기를 알게 될 것이고 세상에 알리게 될 것”이라면서 “나 자신과 싸워 세상 누구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혼다클래식 조직위원회는 원한다면 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계획이지만 컴튼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컴튼은 이달 말 PGA투어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로부터도 초청장을 받았다. PGA내셔널 챔피언코스(파70ㆍ7,158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디펜딩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를 비롯해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등이 우승후보로 꼽힌다. 위창수ㆍ양용은ㆍ제임스 오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