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부양 위해 자금 풀었지만 돈 안돌아 유동성 함정 우려도

광의통화 M2 7.5% 늘어 4년 만에 최대폭 수준

MMF잔액도 1년새 40%↑

정부와 한국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풀었지만 돌지 않고 있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돈을 풀어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의 '10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을 보면 즉시 유동화할 수 있는 광의통화(M2)는 2,049조8,000억원(계절조정·평잔)으로 1년 전보다 7.5%(142조7,000억원) 증가했다.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던 8월(7.6%)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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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에는 현금통화·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M1)과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M2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풀린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로 흘러들지 않고 단기 유동성으로 시중에 떠돌고 있다는 의미다. M2 중 하나로 대표 '투자 대기' 상품인 MMF 잔액도 61조6,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4%나 폭증했다. 한은은 11월 M2는 이보다 높은 7%대 후반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이 고여 있다 보니 돈이 도는 속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통화유통속도는 3·4분기 0.73으로 2·4분기(0.74)보다 하락,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통화승수 역시 10월 18.91배(계절조정 기준)로 9월의 19.58배에서 하락했다. 통화승수는 M2를 본원통화로 나눠서 구하는데 한은은 통화승수 하락의 요인이 5만원권 출시로 분모에 해당하는 본원통화가 급증한 결과라며 '돈맥경화'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전망이 불확실하다 보니까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는데 투자가 안 돼 돈이 고여 있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 경기가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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