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마음과 몸은 별개라는 '심신 이원론'을 확립했다. 그의 이론은 현대 서양 의학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연관짓지 못하도록 하는 근거가 됐다. 몸과 마음은 별개로 보면서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는 과학적 진료가 기본인 서양의학에 대한 회의가 점점 커져 최근 서양 의학계에서는 마음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버드대 과학사 교수인 저자는 스트레스가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마음이 몸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라면서 의학을 문화와 역사라는 관점에서 바라봤다. 저자는 병에 대한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고통 받는 환자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현대 의학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본다. 그는 질병이 안겨주는 고통의 의미를 역사 속 이야기에서 찾아낸다. 18세기 최면사 안톤 메스머와 퇴마사 요한 가스너 신부 등 현대 의학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인물들과 정신분석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심신 의학의 뿌리에 접근한다. 질병 치료는 약과 주사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환자의 성격과 특성과 관계가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