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교훈의 일국
제2보(18~34)
창하오는 후일 이 바둑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실토했다. 원래 창하오는 조화와 균형을 늘 생각하는 기사인데 유창혁이 그 방면의 대선배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는 것이었다.
“통쾌한 수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배웠는데 그것은 참으로 귀중한 교훈이었다.”
흑23으로 이단젖히는 이 강수는 일단 통쾌하다. 백이 반발하지 못하고 실전보의 백24, 26으로 참을 수밖에 없다.
흑은 나중에 가로 백 한 점을 잡아먹는 즐거운 끝내기의 권리까지 갖게 되었다. 대국 당시 창하오는 흐름이 괜찮다고 믿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못했으니….
흑23으로는 참고도1의 흑1로 가만히 뻗어두는 것이 정수였다. 백2에는 흑3으로 경쾌하게 뛰어나오는 것이 또한 정착이었다. 지금은 왼쪽에 백의 강력한 외세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므로 돌을 A로 2선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중원으로 향해야 했던 것이다.
흑33도 창하오가 후회한 수. 참고도2의 흑1 이하 5로 두어놓고 A와 B를 맞보기로 하는 것이 현명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9/22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