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물경제 침체로 현대ㆍ기아차의 전체 생산량은 줄었지만 해외 생산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적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현대ㆍ기아차가 강점인 중ㆍ소형차를 앞세워 상대적으로 판매 하락폭이 작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의 경우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은 데 비해 해외생산은 현대차 체코 공장이 지난해 생산을 시작한데다 혼류 생산 등을 통해 유연성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28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해외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현지 생산량은 144만3,729대로 지난 2007년보다 24.2% 증가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전체 생산량이 전년 대비 6.3% 줄어든 382만6,682대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는 해외법인에서 2007년보다 21.1% 증가한 110만3,557대를 생산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생산 100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실물경기 침체로 치닫던 지난해 4ㆍ4분기마저 33만3,849대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기아차 해외법인의 전체 생산량도 같은 기간 35.7%나 뛴 34만172대를 기록했고 4ㆍ4분기에는 전년도에 비해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현대차 인도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47만5,352대를 생산, 2007년보다 40.4%나 늘었고 기아차 슬로바키아법인은 전년 대비 38.8% 증가한 20만1,507대를 생산했다. 반면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본격적인 감산체제에 돌입한 미국 현지에서는 2007년에 비해 5.4% 줄어든 23만6,915대를 생산하는 데 그쳐 터키법인과 함께 감소세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중국법인과 슬로바키아법인 생산량이 각각 31.4%, 38.9% 증가했다.
현대ㆍ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선진국의 생산법인은 판매수요 감소로 생산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지만 아직까지 수요가 살아 있는 신흥국에서는 현지 공장의 원활한 제품 공급이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