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사업에 한국의 대표적 문화 유산인 ‘정조대왕 능행반차도’를 벽화로 재현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광고대행사 영컴의 이성석 (49) 사장은 29일 청계천에 200m에 달하는 총 제작비 15억원 규모의 대형 도자 벽화를 완성한 감회를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조선 정조시대 최고 화가인 김홍도가 제작한 ‘정도대왕 능행반차도’를 원본 그대도 재현해 청계천 복원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높였다”며 “어린이와 학생 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795년 정조의 부친인 사도세자의 회갑을 기념, 정조가 문무백관과 호위군사 등을 동원해 현재 수원인 화성까지 행차했던 행렬을 그린 그림으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김홍도의 그림을 도자 벽화로 재구성한 데에는 광고대행사 영컴의 광고주 조흥은행이 큰 몫을 했다고 이 사장은 전했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청계천에 벽화를 기증하기로 하고 서울시와 영컴과 협의, 조선시대 최대 규모의 왕 행차도를 그리게 했다. 이 사장은 “벽화를 꾸며야 할 공간은 폭 3.5m에 길이가 200m에 달하는 엄청난 공간으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그림으로 채워야 했기에 조선시대 최대 정치 이벤트였던 ‘정도대왕 능행반차도’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제작기간 1년간 무려 1만장 이상의 (도)자기 도판을 가마에서 구웠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도예자문위원장이었던 이화여대 도예과 강석영 교수 마저 ‘너무 무도한 도전’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정조대왕 능행반차도’는 현재 세계 최장거리 벽화 및 세계 최초의 도자벽화로 기네스북에 신청되어있으며, 기네스협회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교보생명에서 근무하다 지난 84년 제일기획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광고산업에 뛰어들었고, 지난 97년 영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영컴은 이 사장이 취임한 후인 지난 2002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광고대상 ‘뉴욕 페스티발’에서 호랑이를 등장시켜 신뢰할만한 기업이란 이미지를 강조한 조흥은행 광고로, 2003년에는 바다의 청정함으로 투명성을 나타낸 수협은행 광고로 2년 연속 ‘파이널리스트’(Final List)를 수상해 뛰어난 광고감각을 인정 받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