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들이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경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개인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최근 인천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참석,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에게 일일이 명함을 나눠주며 앞으로 기업은행을 이용해달라고 부탁했다. 행장이 직접 고객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은행을 홍보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윤 행장은 내부적으로도 개인고객 기반 강화방안을 수립할 것을 지시하는 등 개인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올 들어 기업은행은 개인고객 유치를 위해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마이 아파트 카드'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지난 7일 현재 각각 125만4,896좌, 20만4,450좌씩 판매하는 실적을 거뒀다.
산업은행도 올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를 5,000억원 이상으로 잡고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산은은 퇴직연금이 향후 민영화되면 각종 부수거래를 통해 가입자를 개인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국책은행들이 개인고객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업에 편중된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고 경기급변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중기대출 비중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인 기업은행은 개인대출 금액이 적절히 높아져야 연체율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가계대출에 비해 4배 정도 높아 지금처럼 중기대출 비중이 너무 높으면 위기 때마다 정부가 대규모 증자에 나서야 해 결국 세금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국책은행들이 개인고객에 주력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며 "외환은행 매각 등 은행권 새 판 짜기를 앞둔 상황에서 서로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