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구리의 탁월한 감각

제3보(41~62)


흑43까지는 이렇게 되는 곳. 여기서 구리는 44로 두텁게 가일수를 했다. 이창호9단의 경우에는 언제나 손을 빼어 45의 자리에 갈라치는데 구리는 후수를 감수하면서 실전보의 44를 선택했다. 선악을 단언할 수는 없고 이런 것이야말로 기풍의 차이일 것이다. 흑45는 이 한 수. 그 다음 백의 착점이 어렵다. 구리는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46으로 두었는데…. “역시 탁월한 감각입니다.” 사이버오로의 해설을 맡은 박병규 5단의 칭찬. 백46대신 다부지게 지킨다고 51의 자리에 굳히면 흑이 가로 큰 모양을 키울 것이다. 그렇다고 가 부근에 두면 흑이 47의 자리에 당장 뛰어들어 실리를 선점할 것이다. 흑47의 침입은 급한 곳. 백의 주문인 것 같아 조금 꺼림칙하긴 해도 이 침입을 보류할 수도 없다. 백이 나로 못질을 하면 좌하귀 일대가 모두 백진으로 굳어질 테니까. 백50은 아마추어들이 배워둘 만한 감각이다. 참고도1의 백1로 젖히는 것은 백11까지로 일단락인데 실전보의 백62까지의 진행과 비교해 볼 때 그 훤칠한 입체성이 좀 뒤떨어진다. 백62의 후수 보강은 이런 형태에서는 최선이다. 박병규 5단도 루이 9단도 백이 포석에 성공한 모습이라고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좌하귀에는 백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7로 두는 즐거움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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