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가는 나라곳간에 비상이 걸린 여당과 정부 안팎에서 급기야 법인세율을 올리는 방안을 꺼내고 나섰다. 야당이 저항하고 있는데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마당에 한번 내린 세율을 환원시키는 데 대한 반발도 적지않아 실행이 쉽지 않지만 공론화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28일 열린우리당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2%포인트 내린 법인세율이 경기를 살리는 데 큰 효험을 보이지 못한 채 세수만 축냈다는 판단 아래 세율을 다시 올리는 방안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인하폭의 절반이라도 다시 올리자는 것인데 1%포인트만 올려도 정부는 연간 2조5,000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거둬들일 수 있다.
이상민 열린우리당 제3정책조정위원장은 “법인세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세수부족을 메울 필요가 있으며 당 차원의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주식 매각이 단기 효과에 그치고 시장에 도리어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도 “법인세 감세는 투자 활성화가 명분이었으나 대부분 대기업이나 대기업 노동자들의 몫이 된 게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민주노동당이 강하게 제기했던 논리.
재경부는 이에 대해 “(법인세율) 인상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외견상 부인하고 있다.
당정은 현재 소주와 LNG세율 인상이 물건너간 데 따른 대체방안을 찾고 있는 중. 하지만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정기국회에서 법인세율 재조정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재경부도 내심으로는 환원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각이 적지않다.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주길 바라는’ 것이 재경부의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