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후유증으로 부실화한 구조화투자펀드(SIV) 자산을 매입해 유동성 위기를 사전에 억제하기 위해 조성키로 한 800억 달러 규모의 슈퍼펀드가 은행간 이견으로 출범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1일 보도했다. 이에 다라 가장 많은 SIV를 발행한 씨티그룹이 속을 끓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슈퍼 펀드를 조성키로 합의했던 씨티그룹ㆍ아메리카은행(BOA)ㆍJP모간 체이스 등 3개 은행은 계획을 발표한 지 보름여가 지나도록 세부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개 은행은 11월 초순까지 세부사항을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지만, 은행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세부 안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은행별로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달라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경우 7개 SIV를 통해 8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전체 SIV시장 3,500억 달러의 약 23%에 이른다.
하지만 BOA와 JP모간은 SIV를 운용하고 있지 않고, 두 은행 소속의 뮤추얼펀드가 SIV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을 들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씨티그룹을 포함해 SIV 운용그룹이 슈퍼펀드 조성에 책임지고 자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에 신용위기로 3ㆍ4분기 순익이 지난해보다 57% 급감하며, 64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본 씨티그룹으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당초 거의 100명에 가까운 은행가와 변호사들이 슈퍼펀드 조성 계획에 흥미를 보였지만, 현재까지 소수 은행만이 참여에 관심을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