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겠다”
외국인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초대 단장으로 취임한 전 주한영국상의회장 앨런 팀블릭씨의 취임 일성이 기대를 갖게 한다. 우리경제와 사회의 핵심에서 보여준 `외국인`의 힘을 우리는 피부로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국제자동차시장에서 `조지 텀블의 유산`으로도 불린다. 조지 텀블이 누구인가. 한때 자동차산업에서 맹주 노릇을 했던 영국 BLMC의 부사장이었다. 경영의 주도권싸움에서 밀려나 퇴직했던 그를 한국에 불러들인 것은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차는 그의 탁월한 기술지도 덕분에 74년 한국의 첫 독자 모델인 `포니`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정세영 사장(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그가 승리자가 아니라 패배자였던 게 더 큰 매력이었다. 패배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패배를 만회하려고 노력하고 그 집념은 남다른 추진력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350여명의 변호사ㆍ변리사ㆍ회계사ㆍ세무사를 거느린 법무법인 김&장이 아시아 최대법률회사로 성장한 비결로 제프리 존스 암참(AMCHAM) 명예회장이 꼽힌다. 존스회장은 김&장은 물론 국내 첫 외국인 변호사였다. 존스 변호사는 김&장으로 다른 외국인 변호사들을 끌어들이는 `향도` 역할을 했고, 다국적기업들도 앞 다퉈 김&장으로 몰려왔다고 이곳에서 변호사 생활을 했던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은 분석했다.
팀블릭씨가 희망이라면 온갖 차별속에 벼랑 끝 생활을 하고 있다는 외국인 난민과 노동자들의 모습은 절망이다. 흑백갈등을 깬 미국 대법원이 `편견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세상에는 분명히 차별이 있지만 절대 차별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즉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그것이다. 흑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백인이 될 수 없고, 여성이 아무리 노력해도 남자 못되고, 노인이 젊은이가 될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침체에 빠진 미국을 일으키고 말았다는 실리콘 밸리 창업자 3분의 1이 대만과 인도사람들일 수 있었던 힘은 이런 것이었다. 세계를 알려면 외국어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들과 사귀고 친구가 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