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라면회사인 닛신식품의 창업주 아들로 2대 경영자 자리에 오른 안도 고키 사장은 취임식장에서 "타도, 컵누들!"을 외쳤다. 좌중은 깜짝 놀랐다. 세계 최초의 컵라면인 '컵누들'은 당시 닛신식품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고 브랜드였다. 더군다나 '컵누들'을 만든 창업주 고(故) 안도 모모후쿠 회장도 동석한 상황이었기에 분위기는 더욱 싸늘했다. 사실 '컵누들'은 닛신식품에게 양날의 검과 같았다. 기업 최대 브랜드 상품에 안주하다 보니 동종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났고 시장점유율도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아들 안도 사장은 개혁을 결심했고 창업자의 카리스마에만 의존하는 직원들이 각자 주인의식을 되찾게 하고자 혁신의 시동을 걸었다. 많은 경영자들이 "창업은 위대하지만 수성(守成)은 창업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한 2대 경영자 안도 사장의 '타도' 외침은 선대 회장과 끊임없는 마찰을 불러왔지만 성공이라는 열매를 거뒀다. 그는 바쁜 일과 중에도 '라면 전문점 순례'를 빠뜨리지 않는다. 어떤 재료와 솜씨가 맛의 비결인지 세심하게 체크해 신제품 개발의 단서로 활용했다.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제품 출시 후 판매현황을 전 직원이 공유하는 '해부회의'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무인도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안도 사장이 경영한 후 닛신식품은 한 해 300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49.5%의 시장점유율, 연간 85억 개 판매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초'에서 '최대 라면회사'로 자리잡았다. 그의 경영철학을 소개한 이 책은 창업회사를 이어받은 경영자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을 수성하는 비결을 전해준다.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