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 자니딥의 국내 판매를 총괄하고 있는 LG생명과학이 유한양행과 일동제약을 상대로 특허를 침해한 제네릭(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약의 복제약)을 제조ㆍ판매하지 말라며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민유숙)는 LG생명과학이 ‘특허를 침해해서 고혈압치료제를 제조ㆍ판매하고 있다’며 이를 금지하라고 유한양행과 일동제약을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특허는 그 출원일 이전에 이미 다른 발명들에 의해 공지된 것으로 신규성이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며 “따라서 피고들의 제품 제조와 판매 금지, 폐기를 주장하는 원고의 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특허를 통한 자니딥 성분(레르카니디핀 염산)의 결정은 기존 공지된 특허를 통해 만들어진 물질과 동일하되 물리적인 상태만 바뀐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며 “기존 물질과 다른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자니딥의 물질특허는 2005년 12월 만료됐으며, 이후 이 약품에 대한 제네릭이 제조ㆍ판매됐다. 그러나 LG생명과학은 2007년 초 ‘종래에 제조됐던 레르카니디핀 염산 결정형에서 얻을 수 없었던 순도 및 균일성을 갖는 결정형을 제공할 수 있다’며 특허를 추가로 출원했고, 제네릭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특허심판원은 최근 LG생명과학이 2007년 추가 출원한 특허에 대해 ‘무효’심결을 내렸고, LG생명과학은 이에 불복, 특허법원에 항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