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등 흉악범 얼굴·신상 공개한다
당정, DNA 별도 보관등 대책추진…형량 늘리고 가석방 배제도 일부 인권단체"신중 기해야"… 논란 예상
김능현기자 n hkimchn@sedc.oc.kr
임세원기자 why@sed.co.kr
앞으로 살인ㆍ강간ㆍ납치 등을 저지른 흉악범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이 공개되며 유전자(DNA)가 별도로 보관된다. 또 특정강력범죄의 형량이 대폭 늘어나고 가석방 대상에서도 배제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12일 흉악범의 DNA를 보관하는 유전자은행을 설립하고,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는 등의 강력범죄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또 97년이후 집행이 보류된 사형수 56명에 대한 사형집행 재개 여부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일부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 재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흉악범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 '유전자은행'에 보관하면서 유사 범행 수사에 활용하는 내용의 '유전자감식정보의 수집 및 관리법'(유전자법) 제정 추진키로 합의했다. 흉악범 대상 유전자 채취는 검ㆍ경찰이 수사 또는 형 집행 단계에서 이뤄지며, 이들 유전자 관리는 총리실 산하에 설치될 가칭 '유전자 신원확인 데이터베이스 관리위원회'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부처간 협의를 거쳐 올 상반기중 유전자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 이르면 올해 안에 유전자은행을 설립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살인, 강도, 강간, 납치ㆍ유인 등을 저지른 흉악범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도 공개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신상공개에 관한 특례 조항'을 신설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공개 기준과 세부 규칙마련을 위해 관련 전문가를 포함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심도있게 논의키로 했다.
이 밖에도 당정은 흉악범에게 감형없는 종신형(절대적 종신형)을 선고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사면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보류했다. 대신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강력범의 경우 가석방을 배제하는 방안에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징역 상한도 현행 15년에서 25년으로, 가중형 상한을 현행 25년에서 35∼5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당정이 이 같은 내용의 특단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최근 연쇄살인범 강호순사건과 제주도 여교사 살해사건 등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사형집행이나 신상공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어 최종 도입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은 자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지켜줘야 할 인권은 있다"며 "현행법 하에서 죗값을 치르게 하면 되지, 얼굴 공개는 지나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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