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우먼 변신 4년 최율미 전 MBC 앵커, “일상의 행복을 즐기며 살아요” “새로운 일을 해낸 것도 아닌데 과거의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부담스럽네요. 일상의 행복을 즐기며 사는 데 익숙해졌어요.” 몸 전체에서 풍겨나오는 차분한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인터뷰 요청에는 단호하게 손사래를 쳤다. MBC 간판 뉴스 ‘9시 뉴스 데스크’ 주말 앵커로 활약하면서 강한 인상을 심었던 최율미(37) 전 앵커다. 지난 2002년 9월 MBC 홍보부로 전격 배치된 지 4년. 이제는 최 차장으로 불린다. 아직도 알아보는 주변을 의식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냥 이 생활이 좋을 뿐”이라고 그는 담담히 말했다. “지난해에는 힘들었어요. 내 마음 속의 MBC가 무참하게 비판받는 현실이 참 싫었던 것 같아요. 올해 미국연수 중 현지에서 MBC 드라마 ‘주몽’이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환호성을 질렀지요. MBC 사람들에게 MBC는 소속돼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어요. 사교집단 같다고 해도 할 수 없고요(웃음).” 그가 말하는 ‘참 싫었던 현실’이란 상주 MBC콘서트장 참사, 생방송 중 성기노출 사고, 황우석 논문조작 방송 파문 등으로 이어졌던 일련의 사태를 말한다. MBC는 올해 마침 창사 45주년을 맞아 ‘주몽’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보부에 배치된 뒤 홍보 관련 일에 몰두해왔어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게 소신이기도 하고요.” 독특한 이름에 대한 뒷얘기도 꺼냈다. “학창시절 ‘율무’라는 별명으로 통했는데 공교롭게도 아버지께서 작명할 때 ‘율무의 어원이 율미’라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그렇게 지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웃었지요. 별명이 곧 본명이었던 셈이지.” 아버지는 탤런트 겸 성우인 최병학(예명 최낙천)씨. “MBC 성우 공채 2기로 알고 있어요. MBC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지요. 대학 졸업 후 주저없이 MBC를 택했던 것도 그런 아버지의 영향이 컸고요.” 앳된 외모와 달리 98년 가정을 이룬 노련한 주부라고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짜리 사내아이가 제법 남자티를 낸다”며 싱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