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달 초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참관지 후보에서 김일성 시신 등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등 민감한 장소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9일 “지난주 북측이 판문점 문서교환을 통해 다수의 참관지 후보를 보내왔다”면서 “대체로 무난한 곳들로 정부가 방북을 금지하고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이나 혁명열사릉ㆍ애국열사릉 등 민감한 장소들은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남측도 최근 북측이 제시한 곳을 포함해 이번 정상회담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참관지 후보들을 북측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5곳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는 참관지는 오는 18일 남측 선발대가 방북하면 현장답사 등을 거쳐 남북 합의로 결정된다.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북측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금수산기념궁전 방문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최근 장관급회담 등에서 남측에 ‘참관지 제한 철폐’를 강하게 주장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꺼낼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정부 당국자는 “통상 참관지는 주최 측이 제시하는 대상을 중심으로 협의해 결정되지만 이번에는 북측이 사전에 ‘어떤 곳을 가는 게 좋겠냐’고 물어왔다”면서 “선발대를 1ㆍ2진으로 나눠 보내는 방안을 북측이 즉각 수용하는 등 회담 준비과정에서 남측을 배려하는 모습이 많이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