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는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지하철 9호선 건설과 한강조망권 등의 호재로 3차 뉴타운 후보지 지정 이전부터 주목을 받던 지역이다. 올 초까지는 주로 재개발 구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가격이 올랐지만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전 지역에서 급등세가 파급되고 있다. ◇기대감 팽배, 호가‘뻥튀기’=3차 뉴타운 후보지 지정은 타는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개발 기대감에 너 나 할 것 없이 가격을 높게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호가가 하룻밤 사이 무려 2배나 폭등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지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한 몫 챙기려는 주민들이 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라며“평당 500만원도 안되던 허름한 단독주택이 후보지로 지정 다음날 1,000만원까지 올랐고 지금은 1,500만원 이하에는 안 팔겠다고 버티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접근조차 힘든 산꼭대기에 위치한 낡은 단독주택(대지 13평)을 3억원에 매물로 내놨는데 누가 이 가격에 사려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흑석동 일대에는 비교적 사업진행이 빠른 흑석시장ㆍ4ㆍ5ㆍ6구역과 초기단계인 7ㆍ8ㆍ9구역을 포함 7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재개발 구역은 올해 초 시공사 선정 등을 계기로 가격이 급등, 10평 미만 소형 지분이 2,000만원 넘게 올랐다. 그렇지만 가격이 높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뉴타운 지정으로 거래 공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가격이 추가로 뛰면서 재개발 구역 내 소형 지분은 평당 2,500만원, 개발 계획이 전혀 없는 지역도 영향을 받아 평당 1,500~2,000만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평당 2,000만원이 넘으면 사업성이 거의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판단이다. ◇뉴타운 면적 축소 가능성 있어=흑석동 후보지는 25만4,000평(84만399㎡)로 1만2,914세대 2만6,055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방이 산과 강으로 막힌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외부와의 접촉이 많지 않았던 이곳은 발전도 더뎌 국립 현충원 방향 구릉지는 노후 불량주택이 밀집하고 도로도 협소해, 자동차 통행조차 쉽지 않다. 동작구청은 “구역을 세분화해 노후 불량주택이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재개발이 진행중인 흑석시장ㆍ4ㆍ5ㆍ6구역이 우선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앙대 주변 등 일부 지역은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전체 노후불량 비율이 51.4%로 비교적 낮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에 따라 재개발 구역을 제외한 곳은 개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타운 전체 면적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주거상태가 양호한 지역을 제외하고 지구지정을 요청해 줄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동작구청 도시관리과 뉴타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해서 구역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면적이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흑석 뉴타운 후보지는 상도터널을 경계로 노량진뉴타운과 인접해 있다. 노량진 뉴타운도 동작구청 관내여서 자칫 노량진 뉴타운의 사업 추진이 늦추질 경우 흑석 뉴타운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동작구청은 이에 대해 “뉴타운 사업은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 구청은 도로 등 기반시설 위주로 지원하고 있다”며 “노량진 뉴타운과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