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달 사태'를 겪은 서울권 자율형사립고 상당수가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입 일정상 추가모집에서도 미달사태를 기록한 자율고가 또 다시 추가모집에 들어갈 없어 '자율고 정원 미달'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7일 입시학원 하늘교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추가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13개 자율형사립고 중 대부분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오전 9시 현재 경쟁률을 공개한 8개교의 경우 649명을 뽑는 일반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이 366명에 불과했고,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 역시 96명을 뽑는데 지원자 수가 49명에 그쳤다. 이대부고 0.80대 1, 선덕고 0.75대 1, 대광고 0.62대 1, 현대고 0.55대 1 등 대부분 학교가 여전히 미달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학교들은 이보다 낮은 수준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5개교도 대부분 '미달 재현'의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입시 일정상 전기고에 해당하는 자율고 추첨이 토요일인 12월 18일에 진행되고, 후기고 원서접수가 바로 다음주인 20일 월요일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들의 경우 또 다시 추가모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정원 부족 상태로 출발을 하게 되는 자율고가 속출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13개 추가모집 학교 중 8개교는 신설학교로 개교 첫해부터 '정원 미달'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아직까지 자율형사립고의 성과 등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학교로 인식되는 부분이 컸고, 이런 상황에서 일반 고교의 3배에 달하는등록금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이준순 교과부 학교지원국장은 "서울은 자율고가 27개로 좀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학교 간 격차가 심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학생 미달로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시도교육감 권한이기 때문에 교육감들이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아직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한편 사상 최악의 미달 사태로 체면을 구긴 외고들은 추가모집에서 본모집 평균(1.4대 1) 대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추가모집을 마감한 서울외고의 경우 영어과 일반전형 경쟁률이 9.75대 1이었으며, 중국어과 일반전형도 7.25대 1로 높았다. 오후 5시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이화외고의 경우도 1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영어과 일반전형 2.86대 1, 중국어과 일반전형 2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에서는 명덕외고 일본어과가 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