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기부문화, 기업이 이끌어야

거리는 온통 연말 분위기다. 싸늘한 날씨와 크리스마스 캐롤, 가로수를 장식하고 있는 반짝거리는 전등불은 또 한해가 저물고 있음을 실감나게 한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소홀히 했던 주변을 둘러보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거 같다. 스스로의 처지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으로 사회에 공헌하고자 힘쓰는 개인ㆍ단체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서는 자선활동이나 기부에 대한 생각이 아직 보편화돼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는 그의 재단을 통해서 자선단체나 에이즈, 교육 문제 등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막대한 금액의 기부를 하고 있다. 이것은 기업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의 사회적 환원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에나 빌 게이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각 나라에 맞는 기부문화를 만들어가야 하고 기부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속적이고 독자적인 기부문화를 만들면서 기부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법 중 하나는 기업의 기부활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사회적환원 차원에서, 책임수행 차원에서, 그리고 고객의 신뢰를 얻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자선활동을 한다. 기업은 일정 액수를 직접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포함해 문화예술 지원책, 자선행사 기획,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벤트나 캠페인을 진행하고 이에 직원이나 고객이 참여하고 행사 수익금이나 행사취지 자체를 실질적 기부행위로 연결시키는 노력을 한다. 이제 기업은 이러한 활동들이 단순히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인 기부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마음은 있으나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가진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전환하도록, 혹은 이벤트같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이고도 정기적인 방식으로 이웃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곧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수행해야 할 사회적 역할인 것이다. 한국의 한 자선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는 재해나 사고와 같은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지속적인 후원활동이 아쉽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은 IMF 위기에 처해 있었을 때 전국민이 동참한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서 세계를 놀라게 하지 않았던가. 한국인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국민이다. 한국 사람들은 사심 없이 나눌 줄 알고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따뜻한 사람들인 것 같다. 인식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 변화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 방법을 구체화시키는 것, 이것은 한국의 기업시민으로서 기업이 사회를 위해서 솔선할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봉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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