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건설 붐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속도로 식고 있다고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두바이 국영개발업체 나킬은 그간 추진해온 1km 이상의 초고층 빌딩 '나킬 하버 앤 타워' 공사를 1년간 중지키로 결정했다. 금융위기를 맞아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나킬이 자산을 담보로 한 자금 조달 계획 등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
나킬은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버즈두바이'보다 높은 빌딩을 세우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10월 나킬 하버 앤 타워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나킬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 맞춰 사업 계획을 조정하게 됐다"며 "빌딩 기초공사는 12개월 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킬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 타워', '게이트웨이 타워', '워터프론트' 등의 건설 계획도 축소하거나 연기했다.
나킬을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체와 은행의 상당수가 수백 명 수준의 감원을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거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두바이 전체 인구 150만명 가운데 수만 명이 건설 노동자"라며 "관련 법 규정상 이들이 직업을 잃은 후 한달 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두바이를 떠나야 하는 데 이는 부동산에 대한 수요 위축을 불러 자산가격의 추가 하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