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회에 기업형 슈퍼마켓 들어선다

9월중순 후생관내 농협하나로마트 입점 유력<br>"영세 자영업자 보호 반하는 행위" 비판 일어


오는 9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도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선다.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의 점포 확장을 둘러싼 대형유통업체와 중소 상인들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을 추진키로 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사무처는 최근 국회 내 후생시설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후생관 리모델링과 함께 대형마트의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무처는 최근 후생관 내 입점 업체들의 임대 계약 종료에 맞춰 이미 해당 업체들에게 철수 통보를 마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후생관 내에서 영업 중인 슈퍼마켓, 서점, 빵집, 화장품, 속옷 및 여성복 매장 등 33개 매장 중 새로 들어서는 대형마트와 판매 품목이 중복되지 않는 약 15개 가량의 점포만 남게 되고 나머지 매장들은 퇴출된다. 이를 위해 국회 사무처는 당초 지난 16일 입찰 공고를 낸 뒤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오는 9월 1일 후생관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었지만 기존 입점 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일정이 다소 미뤄졌었다. 하지만 업주들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다음 주 초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중순경부터 영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 중 대형마트는 후생관 내 전체 495㎡(150평) 매장 중 약 330㎡(100)평 규모가 될 예정이다. 현재 후생관 내에 새로 들어설 대형마트로는 농협하나로마트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후생관 매장은 입지 특성 상 이용 고객 수가 많지 않고 판매 품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대형유통업체들이 입점을 꺼리고 있는 반면 농협은 국회의 주거래 금융기관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며 입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국회 사무처에 입찰 의사를 밝히진 않은 상태"라며 "솔직히 국회 후생관 내 매장은 입지 여건상 수익성은 크게 기대하긴 힘들지만 '국회'라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입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입점이 결정될 경우 각종 공산품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비롯해 국산 농수축산물 등의 다양한 신선식품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국회가 영세 상인 보호를 위해 여ㆍ야를 막론하고 앞다퉈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규제 법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국회 내에 대형마트를 입점시키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국회 사무처의 국회 후생관 개선계획은 대형유통업체로부터 영세 자영업자를 보호해야 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역행하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지난 1991년부터 운영돼 온 국회 후생관 내 매장들이 비싼 가격과 불친절한 서비스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았지만 단 한 차례도 퇴출된 적이 없기 때문에 경쟁입찰을 통한 대형마트 입점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회에서 8년째 보좌관으로 근무 중인 안 모씨는 "후생관 매장은 가격이 비싸고 구색이 다양하지 못해 일부 사무용품이나 생필품을 제외하곤 국회 밖에서 구매하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상품구색이 다양한 대형마트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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