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버大 '평생교육의 場' 자리매김

대부분 IT·언어 관련학과 "다양한 계층과 교류 도움"지난 2월 처음 문을 연 사이버대학교가 평생교육을 위한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평생교육법에 따라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은 모두 10개교. 사이버대학은 개교당시 경쟁률이 평균 2.5대1에 달하는 등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사이버대학의 가장 큰 장점은 정해진 수업시간이 없다는 것. 강의내용을 홈페이지에서 공부하고 과제는 교수에게 e메일로 전송하면 끝이다.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이버대학이 인기를 누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희 사이버대학교 디지털멀티미디어학과의 박지상(22)씨는 "다양한 연령층과의 대화를 통해 또래집단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경험도 무시할 수 없는 소득"이라며 지난 한 학기를 회고했다. 한편 그는 "사이버대학의 특성상 강제성이 없어 철저한 자기관리와 인내력이 없다면 교과과정을 제대로 이수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신입생의 연령층과 입학동기도 다양하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뿐 아니라 어려웠던 가정 환경으로 공부를 포기했던 주부, 시의원으로서 중앙 정계에 진출하려는 시민봉사단체장, 현업과 관련된 전문지식을 얻기 위한 중소기업 대표 등 신입생들은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윤경은 서울여대 총장, 손진영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상당수 저명인사가 사이버대학에서 새로운 학문을 접하고 있다. 소아과 개원의인 이상주(39)씨는 "병원 운영과 관련된 법률 지식을 얻기 위해 법률행정학과에 등록했다"며 "학과 공부뿐 아니라 PC 활용능력도 키울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대학에 비해 자주 만나지 못하는 대신 서로의 의견을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는 채널이 활성화 돼 있다. 한국 사이버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학사관리와 강의내용을 허심탄회하게 평가한 글도 등록된다"며 "직장인들이 많은 학과에서는 자연스럽게 구인구직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재 사이버 대학에는 게임 PD학과, 인터넷어학과 등 IT 및 언어 관련 학과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특화된 과정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디지털 대학의 멀티미디어 학부는 입학당시 4.76대1로 전체 사이버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희 사이버대학교는 세계 최초로 사이버 NGO학과를 설립했다. NGO학과는 전체 학생 중 약 80%가 시민단체 및 관련된 실무에 종사해 이론 공부에 대한 향학열이 높다. 이 학과의 임정근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영어교육을 강화해 UN이나 UNICEF 등 국제 기구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개설했다"며 "국제 기구와의 연계를 통해 우리학과를 세계에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이버대학 성공하려면 '졸업 후 불투명한 진로' '불안한 컴퓨터 시스템'.. 사이버대학교가 성공을 위해 극복해야 할 걸림돌들이다. 사이버대학교를 졸업하면 일반대학과 같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재학생들이 학벌주의가 팽배한 사회분위기에서 과연 자신의 전공을 살릴 기회가 있을지 우려를 표시한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자격증발급 등 법률개정이 필요하지만 각 부처간의 이견으로 조율이 어렵다"고 말했다. 시스템이 불안도 큰 문제다. 사이버대학교는 학사관리와 강의를 위해 e러닝솔루션을 운영시스템으로 사용한다. 직장인들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탓에 비슷한 시간에 한꺼번에 학생들이 접속해 속도가 떨어지거나 접속이 끊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컨텐츠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대부분의 강의가 텍스트와 정지화상이기 때문에 흥미를 끌기 어렵다. 또한 참고도서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도서관도 취약하다. 이에 따라 사이버대학교가 평생교육 기관으로 자리잡으려면 우선 양질의 디지털 컨텐츠 확보, 이를 활용한 새로운 교수법 및 교안 개발이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된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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