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왕으로 뽑힌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기쁩니다'라는 간단한 말도 버거워하는 최상길씨(39). 올해 저축의날 기념식 최고의 상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그는 말하기도, 거동하기도 불편한 선천성 장애인이다.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할 정도로 빈곤은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는 노점상을 통해 번돈으로 매월 불우이웃 돕기에 나서고 있는 '부자'다.
전라북도 군산 출신의 최씨는 14살때 지금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에 정착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노점생활. 장애인의 몸으로 손수레를 끄는 일은 험난하기만 했다. 심지어 동료 노점상들과 자리다툼끝에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얻기도 했다.
"저 자신도 먹고 살아야 했지만 돈 벌러 집을 떠난 형님과 출가한 누님을 대신해 부모님을 모셔야 했기에 몸은 힘들어도 '아들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하루하루 제가 가진 혼을 다해 벌었습니다".
이 때부터 시작된 하루 1,000원 저축은 지금의 영예를 얻게 된 밑거름이 됐다.
16년간 저축해 모은 돈이 1억 1,200여 만원. 여전히 어려운 생활이지만 어릴적 다니던 성당의 노인회 행사때마다 참석해 적은 돈이나마 도움을 준다.
현재는 매월 후원금을 보내는 봉사단체만도 7개에 이른다.
"몸은 남들보다 뒤쳐졌지만 마음만은 항상 부자처럼 살았습니다." 타고난 장애도, 짧은 배움도,
저축을 위한 그의 노력에는 '장애'가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