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개방 확대는 지난 5월 말부터 본격 착수됐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입위생조건 개정에 나섰지만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인 등골뼈 검출을 비롯, 수차례에 걸친 통뼈 검출, 미 국내 유통분 수출 등 미국 측의 잇따른 검역 오류들이 드러나며 절차는 지연됐다. 전체 8단계인 수입위험평가 개정 절차 중 현재 5단계에 와 있다.
지난 8월31일 농림부는 5단계인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해 미 쇠고기 개방 확대를 둘러싼 수입위생조건 개정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회의에서 민간위원 상당수가 잦은 검역오류와 미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해 신중론이 대세를 이뤘다. 농림부는 협의회가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의회가 열리던 시간에 취임한 임상규 신임 농림부 장관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축방역협의회는 농림부 장관의 자문기구로 의결기구가 아니어서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가축방역협의회를 추가로 개최할지, 아니면 미국 측과 6단계인 쇠고기 협의로 곧장 넘어갈지는 장관이 결정할 사항이다.
미 쇠고기 개방 확대에 정부가 신중히 대처할지, 아니면 속도를 낼지는 전적으로 임 장관의 결정에 달려 있는 형국이다. 농림부와 축산업계는 정통 경제관료로 개방에 적극적인 임 장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가축방역협의회를 다시 열지 않고 당분간 적당히 뜸을 들인 후 이달 중 미측과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쇠고기의 새로운 수입조건을 정하는 양측 간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남은 7ㆍ8단계는 행정절차로 발효까지는 한달가량이 소요된다. 따라서 LA갈비 등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운송 및 국내 검역기간을 고려할 경우 오는 11월쯤 국내 수입이 본격화돼 4년 만에 재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