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그간 사용해 온 미국 유가 산정 기준을 포기하고 내년부터 새로운 기준을 쓰기로 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전날 원유 판매가격 산정 기준으로 삼아온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을 포기하고, 내년부터 아거스 고유황 원유 지수(ASCI)를 기준으로 유가를 책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런던의 유가지수 전문업체인 아거스가 개발한 ASCI는 걸프 연안에서 생산되는 원유 가격을 바스켓으로 하여 산출하는 것으로, WTI보다 고유황 원유 가격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사우디는 지난 1994년부터 WTI를 유가 산정의 벤치마크로 삼아왔다.
석유시장 전문 분석기관인 오일 아웃룩 앤드 오피니언의 카를 래리 사장은 "WTI 가격 변동이 심해 이를 기준으로 해 온 사우디가 그간 많은 손해를 봤다"면서 석유시장 투기가 극성을 부려온 점을 상기시켰다.
관측통들은 "사우디의 이번 결정으로 세계 최대 원유거래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다른 산유국들이 사우디의 뒤를 따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