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의사들에게 가장 기분 좋고 속 시원한 수술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인공관절 수술이 아닐까 싶다. 물론 수술비가 고가에 속한다는 이유도 완전히 무시할 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드라마틱한 효과는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어제까지도 잘 움직이지도 못하던 환자가 정상생활을 해나가고 조깅까지 시작했다는 얘기라도 들으면 그날은 하루종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다리가 심하게 휘어 안짱다리를 갖고 있던 환자들은 휘었던 다리가 일자로 펴지면서 키가 많이 컸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손상된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을 인공으로 만든 관절로 대치시켜주는 수술. 무리한 관절 사용으로 보행이 불편하거나 운동의 제한을 받고 있는 노부모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효도 수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수술법은 이상이 생긴 관절을 형성하는 뼈의 겉면을 곱게 다듬고 얇은 특수 금속막을 겉면에 씌운 후 중간에 특수 플라스틱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환자의 관절 상태를 수술 이전에 촬영한 CT나 X-ray 결과만을 가지고 예측하여 집도의가 수술 전 수술 시나리오에 따라 시술하다보면 환자의 상태가 예상과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확성이 떨어져 절개 부위가 커지고 인공관절의 크기나 각도를 맞추는데도 한계가 있어 환자가 불만을 호소해도 수술의 한계라는 대답으로 설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단점을 극복한 네비게이터를 이용한 인공관절치환술을 필자의 관절염팀이 시도하면서 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수술 전 환자의 CT나 X-ray 영상을 사용하는 사전 준비 작업 없이 수술실내에서 직접 수술부위의 영상을 모니터 하여 실시간으로 수술과정의 정확도를 높여준다.
적외선 카메라와 환자 몸에 부착된 위치 인식용 기구와 무선 방식의 포인터를 이용해 수술부위의 영상을 모니터에 구현한 후, 임상 수술의 목적에 맞추어 그에 따른 응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서 수술을 한다.
통증 회복기간을 줄이고, 목발 사용 등 재활 기간을 단축하며 수술 절개 부위가 줄어드는 등 괄목할만한 개선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만간 로봇을 이용한 좀 더 정교한 인공관절치환술도 시작될 예정이어서 요즘 정형외과 의사가 되고 30여년 만에 설레임을 맛보고 있다.www.catholichospital.co.kr
<장종호ㆍ강동가톨릭병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