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세인 “이라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4일 영국 채널4 TV를 통해 모처럼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태풍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그의 발언은 사태의 핵심에서 나온 상황 인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토니 벤 전 영국 하원의원과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방송에서 후세인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의 관련을 부인하는 등 미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간간이 아랍식 커피를 들면서 부드럽고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결연한 어조로 답변했다. 후세인이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점령해 위기가 고조됐던 1990년에도 후세인을 만난 반전운동가 벤 전 의원과의 대담은 2일 바그다드에서 2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다음은 후세인의 발언 요지. “이라크는 전쟁에 관심이 없다. 이라크 관리와 국민들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 사찰단의 목적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찾는 것이라면 그들은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무기는 호주머니에 넣어 숨길 수 있는 알약이 아니기 때문에 이라크가 갖고 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관련이 없다. 관계가 있다면 당연히 밝혔을 것이다. 굳이 숨길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세계를 지배하고 싶다면 석유를 통제해야 할 것이다. 또 석유를 통제하기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이라크를 파괴하는 것이다. 미국이 우리를 침략하려는 것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유전을 장악하기 위한 구실로 거짓 주장을 일삼고 있다. 우리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작업에 불순하게 숨겨진 의도가 없다면 적극 도울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진실에 이르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침략의 구실을 찾기를 원하는지에 달려 있다. 오직 한가지 진실만이 있다. 이전에 여러 차례 말했듯이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이다. 우리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어떤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도전할 것이다. 김철훈기자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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