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br>스크랩 헤븐 / 이상일 감독 시니컬한 유머 돋보여<br>박사가 사랑한 수식/ 세상을 숫자로 말하는 수학자 이야기<br>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일상에 감춰진 세상을 보는 즐거움
|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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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랩 헤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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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가 사랑한 수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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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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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차의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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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 ‘토니 타키타니’.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 감성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영화들. 우리에겐 어쩐지 정 안가고 멀게 만 느껴지는 일본이지만 그들 영화에는 첫사랑, 학창시절의 추억, 슬픔 등 동아시아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정서가 듬뿍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낯선 일본여인의 추억담 ‘러브레터’를 보며 첫사랑의 추억에 잠길 수 있었고, 장애소녀의 홀로서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며 눈물을 뿌릴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일본영화의 이런 향취를 한껏 맡을 수 있는 자리,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이 7월 1일 서울 종로 스폰지하우스를 시작으로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될 작품들은 ‘사랑의 문’, ‘녹차의 맛’, ‘스크랩 헤븐’ 등 총 10편. 톡톡 튀는 발랄한 감성과 개성으로 무장한 일본 영화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가장 주목되는 영화는 지난해 ‘피와 뼈’를 들고 한국을 찾았던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 ‘스크랩 헤븐’. 정의실현을 꿈꾸며 경찰관이 됐으나 매일매일을 서류정리만 하며 생활을 하는 주인공이 어느날 우연히 만난 납치사건을 통해 교과서 속의 꿈과 다른 현실 속에서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이야기다. 무거운 주제를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로 풀어나가는 이상일 감독의 재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메종 드 히미코’로 국내에 잘 알려진 오다기리 조, ‘킬 빌’의 쿠리야마 치아키를 만날 수 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2005년 도쿄 국제영화제 개막작. 2005년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개막작으로 한국관객을 만난바 있다. 베스트셀러가 된 아쿠타가와 수상작가 오가와 요코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숫자로 세상 모든 것을 표현하는 괴짜 수학자가 이 영화의 주인공. 사고로 인해 80분밖에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는 박사와 그녀의 가정부 교코, 박사의 아들 ‘루트’ 를 중심으로 숫자가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선보인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스윙걸즈’에서 건강한 연기를 보여줬던 우에노 쥬리의 출연작.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라는 기상천외한 제목처럼 뻔한 일상에도 아직 알지 못하는 의외의 다른 세계가 있고 그것을 알게 됨으로써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작은 메시지를 담은 코미디영화다. 평범하다 못해 어중간한 삶을 살고 있는 주부가 어느날 ‘스파이 모집’ 광고를 발견하면서 겪는 우여곡절을 담은 이야기로 다양한 캐릭터 속의 인간들이 부대낌으로 거기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재미있는 영화다.
‘좋아해’는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이 ‘좋아해’라는 한 마디를 하지 못해 멀어지는 애틋한 이야기를 담담히 따라가는 영화. 좋아하는 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경험, 누구나 한 번은 느꼈을 그 가슴 아픈 설렘을 수채화 같은 맑은 영상과 ‘카우보이 비밥’으로 유명한 칸노 요코의 음악으로 풀어나간다. ‘러브레터’의 감수성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환영할만한 영화.
이외에도 지난해 부천영화제 화제작 ‘녹차의 맛’, 2005년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돼 인기를 모았던 ‘사랑의 문’, 올해 전주영화제 상영작 ‘란포지옥’ 등의 개성넘치는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