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국의 증산을 시사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장관인 모하메드 알 함리 OPEC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석유 콘퍼런스에서 “현재의 유가 수준은 OPEC의 목표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시장이 필요로 하면 OPEC은 하루 3,050만배럴 외에 여분의 생산능력을 활용해 석유를 더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원유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OPEC은 지난 9월 11월1일부터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결정했으나 이후 유가는 오히려 20%나 더 상승했다. OPEC 회원국들은 오는 11월17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모임을 갖고 12월5일 아부다비에서 열릴 회의에서 원유 생산 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유가 100달러 시대를 예고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이날 투자보고서에서 “지금은 원유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장기적으로 유가의 강세 전망은 여전하지만 단기적인 상승여력이 있는지는 조심스럽다”면서 “내년 1ㆍ4분기말 유가를 배럴당 80달러선으로 보는 하향 압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OPEC의 증산 시사와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영향으로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국제유가는 30일 3% 이상 급락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보다 3.15달러(3.4%) 떨어진 배럴당 90.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3.03달러(3.4%) 떨어진 배럴당 87.29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0.23달러 높은 배럴당 83.64달러로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추운 겨울이 닥치는 11월 이후 3개월간 국제유가가 평균 80달러 정도를 유지한 뒤 이후 100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 전문가들도 미 달러의 지속적인 약세가 유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