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편의점까지…" 게임장 환전소로 전락

편의점 ATM 오락실 손님 '은행' 역할등 오락실 업주-편의점 사장들 '은밀한 거래'

"대기업 편의점까지…" 게임장 환전소로 전락 편의점 ATM 오락실 손님 '은행' 역할등 오락실 업주-편의점 사장들 '은밀한 거래'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co.kr 성인오락실 인근에 위치한 대기업 편의점 중 일부가 경품용 상품권 환전소 역할을 하며 오락실과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편의점에서는 본사 규정상 경품용 상품권은 취급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단속을 피하려는 일부 성인오락실 업주들이 인근 편의점에 수수료를 주고 편의점을 오락실 환전소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성인오락실들이 몰려 있는 유흥가. 당연히 오락실 인근에 있어야 할 경품용 상품권 환전소는 보이지 않았다. 오락실 안에 들어가 종업원에게 환전소의 위치를 묻자 "원래 환전소의 위치는 오락실 안에서 알려줄 수 없게 돼 있다"며 발뺌했다. 하지만 오락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른 종업원은 "오른쪽으로 가면 A편의점이 있으니 거기 가서 물어보라"고 친절히 알려줬다. A편의점에 들어가서 아르바이트생에게 경품용 상품권을 보여주자 당연하다는 듯 바로 돈으로 바꿔주며 "오락실의 경품용 상품권을 환전해준 지 1년은 넘었다"고 전했다. 인근의 한 스크린경마장 바로 옆에 위치한 B편의점도 경품용 상품권을 환전해주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편의점이 보유한 현금입출금기는 밤이 되면 스크린경마장 손님들의 '은행' 역할도 하고 있었다. B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모(19)씨는 "밤이 되면 성인오락실 종업원들이 심부름으로 수십만원씩 인출해가기도 한다"며 "성인오락실 업주들이 오락실 위치를 잡을 때 돈을 인출하기 쉬운 편의점 옆을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또 "5,000원의 경품용 상품권을 4,500원으로 환전하면 500원의 수수료가 남는데 여기에서 생기는 수익을 오락실 업주와 편의점 사장이 적당히 분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부 편의점까지 성인오락실의 환전소로 전락하게 된 것은 성인오락실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적당한 환전소 위치를 찾지 못한 오락실 업주들과 개인사업자나 다름없는 편의점 사장들이 수수료를 매개로 '모종의' 거래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A편의점 본사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 10곳에 한명 정도 본사 직원이 투입돼 영업지도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변종영업행위를 완전히 단속하기는 어렵다"며 "본사 차원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발각될 경우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관할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환전 자체가 불법이 아니지만 오락실 업주와 편의점 업주간에 거래가 발견될 경우 사행성을 조장한 혐의로 단속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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