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우승 후보였던 필 미켈슨과 앤서니 김은 추락하고 나상욱(26ㆍ타이틀리스트)이 선두권에 나섰다.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TPC(파71ㆍ7,216야드)에서 개막된 미국 PGA투어 FBR오픈(총상금 600만달러) 첫날.
나상욱은 막판 3연속 버디에 힘입어 4언더파 67타를 기록, 공동 5위에 올라섰다. 지난주 봅호프클래식에서 컷 탈락했던 부진을 털어내는 상큼한 출발이었다. 6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를 이룬 제임스 니티스(호주)와 루카스 글로버(미국)에 2타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특히 이 대회 2승을 기록한 바 있고 지난해는 플레이오프까지 갔다가 준우승했던 미켈슨이 5오버파 76타로 크게 무너지고 앤서니 김도 2오버파로 부진한 상황이라 나상욱의 선전이 더욱 돋보였다.
나상욱은 이날 드라이버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79%, 아이언의 그린 적중률은 78%로 샷 정확도가 좋았다. 퍼트 수도 29개로 나쁘지 않았다. 1, 4, 6번홀에서 버디를 챙긴 뒤 7번과 11번홀 보기로 뒷걸음질쳤으나 15번홀부터 3홀 연속으로 1타씩 줄여 4언더파를 만들어낸 경기 흐름도 괜찮았다. 막판 연속 버디는 당일 경기 흐름뿐 아니라 이튿날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더구나 최대 인원 2만명을 수용하는 관람석이 축구장 분위기를 내는 파3의 16번홀에서 4m짜리 버디를 뽑아 자신감을 증폭시켰다.
이에 비해 앤서니 김과 미켈슨은 이름 값을 하지 못했다.
앤서니 김은 초반 플레이가 극도로 불안했다. 첫 홀 보기, 2번홀 더블보기를 했고 3번홀 버디로 한숨 돌리나 싶더니 5번홀에서 다시 더블보기를 했다. 드라이버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21%, 아이언 샷 그린 적중률은 50%, 온 그린률이 낮아 그린 주변에서 홀에 붙이는 샷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퍼팅이 27개로 크게 줄지 않는 등 전박적으로 샷이 정확하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 그래도 앤서니 김은 후반 들어 보기 없이 버디만 2개 챙겨 2오버파 공동 88위까지 순위를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미켈슨은 끝까지 샷 감을 잡지 못해 132명 중 공동 121위까지 처지는 수모를 당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21%, 그린적중률 61%에 퍼트 수가 31개로 3박자가 다 엉켰다. 내내 ‘포어(Foreㆍ볼 조심)’를 외쳐대던 그는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에 버디는 2개밖에 하지 못했다.
한편 일몰로 9명이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한 가운데 위창수(37ㆍ테일러메이드)는 16번홀까지 2오버파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