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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판) 흔들리는 유로존.. 유럽재정 위기, 속병 깊어간다

유로존(16개 유로화 통용국)이 아일랜드에 신속한 구제금융 신청을 촉구하며 위기전염에 대한 방화벽 치기에 나섰다. 그러나 또 다른 재정 불량국인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경제ㆍ재정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유로존의 속병은 깊어지고 있다. 올 초 그리스 사태 이후 유로존 회원국들이 위기재발을 막기 위해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불리는 ‘유로재정안정기금(EFSF)’까지 설립했지만 아일랜드 사태를 계기로 재정위기라는 고질병이 재발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사정이 다름에도 단일 통화로 묶여 특정국의 부실이 다른 나라로 전염되고 있다”며 “단일 통화권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15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3587유로까지 떨어지면서 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일랜드 위기를 논의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16일 저녁(현지시간) 열리기에 앞서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EU의 생존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17일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 계획 등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만한 가시적인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유럽 언론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구제금융을 거부하던 그 동안의 완강한 자세에서 한발 물러나 부실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필요성을 인정하고 나섰다. 브라이언 코웬 아일랜드 총리는 15일 “아일랜드는 구제금융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유로존 내에서 재정과 은행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회원국들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가 국가재정을 위한 구제금융 수용을 재차 부인하면서도 은행권 지원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는 지난 2008년 이후 앵글로아이리시은행(AIB)을 비롯해 은행권을 살리기 위해 340억유로를 쏟아 부었지만 은행부실 누적으로 앞으로도 120억유로가 더 필요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수용 불가피론이 확산되면서 그간 치솟던 아일랜드 국채의 CDS프리미엄은 일단 하락세로 반전했고 국채 수익률도 떨어지는 등 아일랜드발 위기의 공포는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포르투갈과 그리스에서 또 다른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시장 관점에서 볼 때 포르투갈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청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포르투갈 역시 재정위기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직면한 위험은 한 나라(아일랜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일랜드와 그리스, 포르투갈의 문제”라며 “포르투갈이 유로존에 속하지 않았다면 위험도는 지금보다 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남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 그리스는 지난 4월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받은 총 1,1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상환을 늦춰줄 것을 타진하고 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채무 상환기간 연장이 필요할 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받은 조건으로 3년 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대로 축소하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달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아일랜드 위기의 여파로 그리스 국채의 발행 수익률도 올라갔다. 그리스 정부는 16일 정기 국채 3개월물 금리를 한달 전의 3.75%에 비해 0.35%포인트 오른 4.10%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스페인이다. 유로존은 재정위기에 대한 도미노 공포감이 아일랜드ㆍ포르투갈ㆍ그리스를 넘어 스페인까지 전염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텔레그라프는 “스페인의 경제규모는 그리스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를 모두 합한 것보다 크다”며 “현재 스페인 국채에 대한 외국은행의 노출 규모는 8,500억 유로에 달한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국채 발행 수익률도 상승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국채 1년물과 18개월물을 각각 2.36%와 2.66%의 수익률로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달 전의 국채 발행 수익률에 비해 각각 0.52%포인트, 0.65%포인트 오른 것이다. 그러나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스페인이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을 흔드는 채무위기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시장의 비관론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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