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월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석유화학 수급동향이 5월에는 회복세로 전환됐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5월 합성수지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75만9,800톤을 기록했으나 출하는 지난해 동기대비 19.3% 증가(내수 14.8%, 수출 24.2%)한 79만 7,700톤으로 비교적 큰 폭의 신장세로 반전했다.
상반기 성수기인 3~4월의 부진은 이라크 전쟁 및 아시아 최대 합성수지 수입국인 중국의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영향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5월 이후 이라크 전쟁 종료 및 사스 위축 등으로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 회복세로 반전됐다.
제품별로는 폴리에틸렌(PE)ㆍ폴리프로필렌(PP)ㆍPVC 등의 출하가 내수회복 및 중국 수출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동기 대비 23∼34%나 크게 증가했다. 반면 ABS와 폴리스틸렌(PS) 등 일부 제품은 전방산업인 정보기술(IT)산업의 수요회복 지연 영향으로 위축 국면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출하감소 폭이 축소돼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6월 이후부터는 지표상 회복세가 예상된다.
석유화학 제품들은 산업용 기초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경기에 선행하는 특성을 띤다. 최근 국내외 경기전망은 2ㆍ4분기를 바닥으로 3ㆍ4분기부터는 각국의 경기 부양정책 효과 가시화와 국제유가 안정ㆍIT산업 회복추세 진입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가 확장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중 국내 산업활동 및 도소매판매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4.6%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산업활동이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합성수지 출하량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점은 경기 선행성을 반증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 또한 경기 회복 추세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체의 수익은 판매제품의 가격과 수요량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된다.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제품 가격은 국제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석유화학 시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 석유화학 업황은 지난 2001년 4ㆍ4분기를 저점으로 전 세계 신ㆍ증설 물량 감소 영향에 수급이 개선되면서 상승국면이 진행되고 있다. 2005년∼2006년께에는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시점은 장기적인 경기 상승국면의 중반 정도에 위치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업체에 대해 관심가진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시황흐름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석유화학 경기상황 또한 참고해야 한다.
석유화학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은 비중 확대이다. 장기적으로 세계 석유화학 경기가 상승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고 중ㆍ단기적으로는 지난 5월을 기점으로 향후 예상되는 경기 회복 추세와 맞물려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한 실적증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는 석유화학 유도품의 원료인 에틸렌ㆍ프로필렌 등을 주력 생산하는 LG석유화학이 큰 폭의 실적신장을 보였다. 이는 주요 원재료인 국제유가의 강세와 아시아 주요 나프타분해시설(NCC)업체들의 공장사고 영향으로 에틸렌 및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유도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상승과 수요위축이라는 이중고의 영향으로 수익이 예상보다 낮았다.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하향추세 진입으로 인한 기초유분 가격 안정과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수익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ABSㆍPVCㆍPE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LG화학과 기초원료부터 모노에틸렌글리콜(MEG)ㆍPP 등 유도품까지 수직계열화 된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어 올 석유화학업체 중 최대 수익증대가 예상되는 호남석유화학을 매수 추천한다. 또 PVCㆍPE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한화석유화학과 실적증대로 현금 30% 내외의 고배당이 예상되는 LG석유화학 등에 대해서도 매수의견을 제시한다.
<세종증권 유영국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