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관세 예외 대상 확대 결정따라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로 시작된 국제 무역 분쟁양상에 급격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내주 중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철강 수입관세에 대한 면제품목 최종발표에 앞서 미국이 일본산 철강을 추가로 면제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함으로써 미ㆍ일 간 무역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ㆍEU간 무역 분쟁도 다음 주 세계무역기구(WTO)의 발표를 고비로 확산ㆍ소강의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미ㆍ일 무역관계 개선 조짐
미국은 지난 12일 철강 수입관세가 면제되는 품목리스트에 37개 종목, 54만 3,000톤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미국이 발효시킨 세이프가드의 예외 대상은 전체 1,310만 톤의 8%에 해당하는 100만 톤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조치로 대미 수출 철강 25만 톤에 대한 혜택을 입게 된 일본은 미국의 조치를 환영한다며 대미 무역보복조치 보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5월 미국산 철강에 10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예외 품목 확대로 수입관세의 본래 취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미국 철강업계의 반발 속에서 취해진 것이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무역 정책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또 이 달 말로 예정돼 있던 철강 수입관세 면제대상 품목의 최종 발표가 다음 주 중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미 상무부의 발표는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 미ㆍEU 관계도 다음 주가 고비
미국에 이어 철강 세이프가드를 발동시킨 EU는 미국산 감귤류ㆍ섬유에 대한 관세부과 등의 보복을 경고해 왔으나 미국이 세이프가드 예외 종목을 확대시킬 것을 기대, 보복조치의 시행을 10월까지 연기한 바 있다.
EU와 미국 사이의 국제 무역 분쟁은 다음 주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에는 미국의 철강관세 면제대상 품목 발표 외에도, WTO가 미 해외판매법인 면세법과 관련 EU가 미국에 취할 수 있는 보복조치의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해외판매법인에 감세를 허용하는 것은 수출보조금 지급과 다름없다는 WTO의 판정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사이의 분쟁이 소강상태로 들어선 데 이어 미국과 EU간의 분쟁도 진정 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김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