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백화점 상품 거센 세대교체 바람

비인기 품목 · 음반등 저가품 · 장롱등 퇴출

백화점이 갈수록 고급화하면서 진열 상품의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다. 리뉴얼(매장 재단장)할때 마다 유행에 뒤떨어진 VTR와 같은 비인기 품목이나 장롱처럼 자리만 많이 차지하는 품목, 음반 등 저가품은 매장에서 슬그머니 사라진다. 또 같은 매장이라도 뜨는 제품과 지는 제품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라면ㆍ선풍기ㆍ단문냉장고ㆍ문구 등은 구색용으로 백화점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을 다 갖췄다는 ‘백화점(百貨店)’은 할인점 등 신 업태의 등장으로 이제 더 이상 ‘백화점’이 아닌 셈이다. ◇가전은 크고 비싼 것이 좋다= 백화점 가전제품의 추세는 ‘빅(Big)’이다. 세탁기 매장의 전면에는 드럼세탁기 일색이다. 일반 세탁기는 명함도 못 내민다. 현대백화점 가전 매장 직원은 “구매 고객의 90% 이상이 드럼세탁기를 찾고 있을 정도로 드럼세탁기의 인기는 선풍적”이라며 “일반 세탁기는 구색용 정도로만 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냉장고도 지펠과 디오스ㆍGE 등 양문 냉장고가 담처럼 매장을 둘러싸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는 단문 냉장고는 진열대에서 아예 빼내고 카타로그상으로만 판매를 하고 있다. 29인치 이하 ‘소형’ TV는 2년 전부터 백화점 매장에서 아예 사라졌다. 대신 1,000만원을 육박하는 PDP-TV와 400만~600만원대 프로젝션 TV가 매장을 가득채우고 있다. 에어컨이 선풍기를 밀어낸 지도 오래다. ◇세트는 지고 단품이 뜬다= 정장을 선호하는 시대는 지났다. 단품으로 조화롭게 멋을 내는 시대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정장매장은 남녀 할 것 없이 올들어 매출이 10%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단품을 판매하는 영캐주얼과 멀티캐주얼ㆍ아웃도어 등은 경기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5~15%가량 신장했다. 장롱과 화장대 등 가구세트도 사라졌거나 구석진 곳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최근 매장 리뉴얼이 한창인 롯데백화점 본점 8층 가구매장에는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장롱을 비치한 매장은 단 3곳에 불과하다. ◇같은 매장이라도 인기 제품 엇갈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올들어 DVD와 비디오 판매비율이 역전됐다. 지난해에는 비디오가 70%, DVD가 30%정도의 비율로 판매되었지만 올해는 반대로 DVD가 70%, 비디오가 30%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CD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CD 플레이어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큰 인기를 누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MP3 등장으로 이젠 퇴물 신세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MP3의 매출 신장율은 40%를 웃돌고 있다. 앞서 인기를 누렸던 워크맨도 뒷방차지다. 롯데 본점은 파나소닉등 수입 2개 브랜드만 구색용으로 비치하고 있으나 찾은 사람은 거의 없는 편이다. 반면 할인점에서는 워크맨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 식품 매장의 라면은 기여도가 거의 없는 계륵 같은 존재”라며 “문구와 학용품ㆍ음반 등 저가품은 점차 할인점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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