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업체가 중동에서 연이어 대형공사를 수주, ‘제2 중동건설 붐’의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5월에만 SK가 23일 쿠웨이트의 원유ㆍ가스처리 공사를 사상 최대액수인 12억달러에 따낸 것을 비롯해 15일 GSㆍ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카타르에서 6억6,000만달러의 플랜트공사를, 현대건설이 30일 아랍에미리트의 발전소공사를 6억9,600만달러에 각각 수주해 8년 만에 해외건설 100억달러 시대 재래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오일 달러가 넘쳐나는 중동은 각국 건설업체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미 발주된 공사를 제외하고도 앞으로 발주될 공사액만 7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란을 중심으로 각국이 석유 플랜트공사를 경쟁하듯 발주하고 있어 이 흐름을 잘만 타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량은 지난해의 75억달러를 훨씬 넘어선 최고 140억~150억달러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 같은 기대가 절대로 허황한 꿈이 아니란 것을 지금까지의 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지난 4월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보다 44% 증가한 26억달러 인데 5월에만 이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건설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선 이었는데 올해는 60%선을 넘었다. 토목공사 보다 부가가치가 큰 플랜트공사가 80%를 넘어선 것이 특징으로 중동은 이제 달러 박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경제가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때 제2의 중동특수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간의 과당경쟁 지양과 상호협력, 설계와 기자재 제작 능력 고양과 인력양성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토목과 건축공사 분야는 중국과 인도의 저가공세에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이 필요한 플랜트공사를 기획 및 설계단계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건설업체의 이러한 노력을 정부가 금융ㆍ정보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때 제2의 중동건설 붐은 탐스러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