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적자금 조성방법·문제점

정부가 올해 3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그 많은 자금을 조성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재정경제부는 금년중 필요한 공적자금 소요는 약 30조원인데 이중 10조원은 내년으로 연기할 수 있어 올해 실제 소요는 20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공적자금 수급전망과 관련, 올해 필요한 공적자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내년으로 미루는 경우 구조조정에 실기함으로서 금융부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자금을 조성하는 경우 금리인상등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의 20조원 조성계획=정부는 우선 20조원은 국회동의없이 자금조성이 가능하고 내년으로 연기할 10조원은 기존 공적자금 투입분을 다시 회수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20조원 조달계획은 예금보험공사가 차입해 집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15일 발표한 정부의 공적자금 사용실적을 보면 예금보험공사의 가용재원은 3,000억원에 불과하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6조3,000억원이 가용재원이다. 따라서 예금공사는 20조원의 상당부분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차입할 예정이다. 양쪽 가용재원을 모두 합해도 6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부실채권정리기금 자산중 20%는 현금이 아닌 채권의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5조3,000억원 정도가 당장 사용가능한 현금이다. 여기에 예금공사는 정부가 뉴브리지캐피탈에 제일은행을 매각하면서 정산과정에서 받은 한전주식(액면가 기준 1조원 상당)과 은행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중 한전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EB는 해외발행을 목표로 현재 주간사(LEADING MANAGER)선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은행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발행도 계획하고 있지만 주가가 낮아 시장에서 팔릴 지 의문이다. 정부는 은행주식교환 EB를 발행하더라도 교환가격은 액면가 이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가 퇴출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자산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재경부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지만 5개 퇴출은행, 4개 퇴출생보사, 18개 퇴출종금사 자산을 담보로 한 ABS발행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의 경상수입이 포함된다. 퇴출금융기관으로부터의 파산배당, 퇴출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한 구상권 행사등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문제점=금융구조조정의 목적은 금융기관의 건전화, 시장신뢰의 회복에 있다. 그러나 돈은 없고 돈쓸 곳은 많마 금융구조조정의 목표가 제대로 달성될 지 의문이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의식, 올해중 공적자금 소요는 30조원이지만 돈이 없어 10조원은 내년으로 미루고 20조원만 올해 조성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금융구조조정을 올해에 끝내지 않고 내년까지 끌고 가겠다는 것이어서 신속한 시장신뢰 회복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정부의 자금조달 방식이 성공할 지도 의문이다. 금융당국은 조달계획중 자산관리공사로부터의 차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보, 자산공사 양쪽의 가용재원을 모두 합해도 6조6,000억원이다. 자산공사가 갖고 있는 자체적인 부실채권 매입계획을 고려하면 이 돈을 모두 활용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외의 자금조달계획은 대부분 주식시장, 채권시장 상황에 의존한다. 한전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발행이나 은행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등이 모두 그렇다. 퇴출금융기관 자산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도 채권시장이 안정돼야 원활한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하반기 주식시 장 상황은 그리 밝지 못하다. 미국 금리인상, 동남아 경제위기 재연가능성등 해외상황도 좋지 않고 국내 경제의 전망에 대해 불안해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만일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못해 국고, 공공자금 관리기금, 국책은행 자금등 준공적자금을 동원한다면 당장은 금융부실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국가재정이나 해당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하게 되어 부실의 전이에 불과할수 있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김영기기자YKKIM@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9:0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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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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