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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파격적인 출산휴가로 화제를 일으켰던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또 한번 감동을 전달했다.
지난 1일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부부는 딸을 낳은 뒤 페이스북 지분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미 저소득층 거주지역 교육지원과 에볼라 퇴치 사업과 같은 공익사업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기부활동을 해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이전까지 미국 이외 지역에서 근무하는 남성 직원들은 최소 4주간의 출산휴가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남녀 직원이 쓸 수 있는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2개월에서 최대 4개월로 지난달 말에 늘렸다.
최근 한국에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숫자로는 감소했지만, 임신·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는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매우 안타까웠다. 심지어 '경단녀' 라는 말까지 나오니 말이다. 그리고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보장기간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52.6주로 최상위급인데 사용률은 매우 낮다. 아무래도 출산휴가를 쓰려면 눈치를 보기 마련인데 한국도 페이스북 만큼은 아니더라도 출산휴가가 좀 더 보편화 되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출산휴가 발표 후 마크 저커버그는 득녀 소식을 전하면서 보유 페이스북 지분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딸 맥스(Max)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어 기부를 결심하게된 계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편지에는 오늘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써있었다.
마크 저커버그는 소유한 페이스북 지분 99% 가치는 약 450달러(약 52조원)로 자금을 집행하기 위한 별도 자선단체도 설립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26세 때 억만장자들의 '기부 서약(Giving Pledge)'에 참여했으며 다수의 공립학교나 종합병원등에 거액을 기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저커버그 부부처럼 젊은 나이에 전 재산 기부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공동창립자 빌 게이츠와 그의 부인 멜린다도 '전 세계에 영감을 주는 본보기'라고 추켜세웠다. 또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 워런 버핏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도 마크 저커버그의 기부가 수 백만 명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반면 기부가 그의 사업 페이스북의 인기를 상승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모든 이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심지어 정보기술(IT) 부호들의 '자선 자본주의' 경쟁을 자극하는 것은 아닌가는 시선도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부의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의 부호들은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도덕적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31세 마크 저커버그의 결정이 한국의 부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