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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케터나 마트 판매원과 같은 감정노동자들이 고객의 '갑질'로 우울병이 생기면 산업재해로 인정받게 된다. 또 대출모집인·카드모집인·대리운전기사 등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는다.
고용노동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우선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적응장애'와 '우울병'이 추가돼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질병에 대한 산재 인정이 대폭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만 있어 고객 응대업무를 맡는 근로자의 정신질병 피해 사례가 늘어났음에도 산재로 인정받기가 어려웠다.
감정노동자란 텔레마케터·판매원·승무원 등 업무를 할 때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외모나 표정을 유지해야 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이번 개정으로 장시간 폭언을 듣거나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등의 상황으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병이 생기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업무와 관련해 고객 등에 의한 폭력 또는 폭언 등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 및 이와 직접 관련된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한 경우에만 산재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를 입증하기 어렵거나 제한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근로자와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도 근로자 지위가 아닌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도 넓어진다. 그간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수형태업무종사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레미콘기사, 택배기사, 전속 퀵서비스기사였다.
여기에 대출모집인, 신용카드모집인, 전속 대리운전기사 등 총 11만여명이 추가된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종사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험료는 추후 결정되겠지만 대출모집인의 경우 월 1만원, 신용카드모집인은 7,000원, 대리운전기사는 1만4,000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