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다른 듯 닮은 K뷰티 쌍두마차 질주 비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뚝심의 서경배

한눈팔지 않고 화장품 집중… R&D로 독보적 기술 갖춰

아모레, 화장품 글로벌화 주도… 무역의 날 금탑산업훈장 '영예'

● 내실의 차석용

더페이스샵·차앤박·보브 등 M&A로 뷰티 영토 확장

LG생건 주가 10년간 30배로… 100만원 돌파 황제주 등극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7일 제52회 무역의 날에 올해 수출 2억달러 돌파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고등급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은 최근 LG그룹 인사 태풍 속에서도 10년째 최장수 CEO 자리를 지키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전세계적으로 K뷰티를 견인하며 고공성장하는 배경에 대해 기술력을 앞세운 서경배 회장의 마이크로 리더십과 내실 경영의 귀재인 차석용 부회장의 유연한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경배 회장이 내수중심·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화장품 산업에 대한 통념을 깨고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된 것은 한우물만 파면서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해온 뚝심이 이뤄낸 결과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는 여러 차례 아시아의 뷰티를 세계 문화 중심에 우뚝 세우겠다고 다짐해 왔다. 아모레의 성공으로 단순한 기업의 결실이 아닌 사업보국을 이루고 글로벌 뷰티산업에 획을 긋겠다는 자신감이다. 원천은 아모레의 기술력으로 귀결된다. 대표적인 예로 세상에 없던 쿠션제품은 전세계 여성들의 화장 문화를 바꿨다. 아모레가 주도하는 K뷰티가 화장품업계의 불모지인 중동, 중남미로도 전파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K뷰티의 또 다른 거장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5년 취임 후 10년간 회사 주가를 30배나 키웠다. 최근 엔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차 부회장 취임 때보다 3,185% 뛰었다. LG생건의 매출이 41분기째, 영업이익은 42분기째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온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차 부회장은 인수합병과 내실경영의 귀재로 꼽힌다. 더페이스샵과 CNP차앤박화장품, 바이올렛 드림(옛 보브), 제시스를 인수하는 등 적절한 M&A로 브랜드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회사의 체질을 바꿔놨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5,000억원 고지를 밟았고 올 상반기엔도 2조6,129억원 매출에 3,4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중국 현지 생산·유통 기반을 확보하고 다양한 유통 채널을 일찌감치 선점해 메르스 사태에도 흔들림 없는 성과를 낸 결과다.

두 CEO의 성공은 탁월한 경영능력 외에도 젊은 시절부터 몸에 밴 좋은 습관들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독서광인 서 회장의 경우 독서 내용을 꼼꼼히 요약정리하고, 각종 강연 연사의 이야기조차 흘리지 않고 메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모하는 습관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 난관을 헤쳐가는 혜안을 얻는다는 전언이다.

차 부회장은 알아주는 '얼리버드'다. 강원 화천 군복무시 일찍 일어나던 습관을 수십년째 이어오면서 지금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여러 신문을 정독하고 사업구상을 하면서 업무보고를 준비한다는 설명이다. 출근은 6시전에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연신 신기록을 써가고 있는 서경배 회장과 차석용 부회장은 코넬대 동창이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을 찾기 힘들지만 성공을 위한 꾸준한 자기관리 및 계발에서는 매우 닮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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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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